장자연 문건에 적힌 ‘조선일보 방 사장’에 대해 방상훈 사장이 아닌 전 스포츠조선 사장이라고 쓴 조선일보 보도도 장자연 사건 규명과정에서 큰 문제를 낳고 있다. 해당 전직 스포츠조선 OO 사장은 “지금까지도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며 “37년 충성한 대가가 장자연 사건에 날 엮어 인격살인하는 것이냐”고 성토하고 있다.

문제의 기사는 조선일보가 지난 2011년 3월 9일자로 실은 <장자연소속대표 김종승씨 평소 스포츠조선 전 사장을 ‘조선일보 사장’으로 부른 게 오해 불러>였다. 조선은 “장씨가 쓴 ‘조선일보 사장’은 조선일보 계열사인 스포츠조선의 전 사장인 것으로 명백히 확인됐다”며 “연예기획사 대표 김종승씨가 평소 스포츠조선 전 사장을 그냥 ‘조선일보 사장’으로 불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또 “장씨가 ‘조선일보 사장’으로 알았던 사람은 실은 스포츠 조선 전 사장이었다”고 썼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예로든 근거가 ‘조선 사장=스포츠조선 사장’임을 입증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조선은 “김씨가 장자연씨에게 소개한 사람은 스포츠조선 전 사장이었다”며 “김씨 스스로 서울 한 중국음식점에서 장씨를 스포츠조선 전 사장에게 소개했다고 인정했다”고 썼다. 또한 ‘2008년 7월 17일 조선일보 사장 오찬’으로 적혀 있는 김씨의 스케줄표에 대해 조선은 방상훈 사장이 모 재단 이사회에 참석한 뒤 오찬까지 함께 했다고도 했다.

김씨의 주소록에 있는 박아무개씨가 ‘조선일보 사장 소개’라고 적혀있는 것에 대해 김씨가 “스포츠조선 사장을 지칭하는 것인데 비서가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조선은 전했다.

   
조선일보 2009년 3월 9일자 12면
 

당사자인 스포츠조선 사장은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김종승 대표가 조선일보 사장과 스포츠조선 사장을 충분히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며 “김종승씨가 장씨를 내게 소개했다는 중국음식점 저녁식사자리는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주재한 자리로 9명이 참석했다. 정작 방용훈 사장 언급은 조선일보 기사엔 없다. 검찰의 불기소결정문에도 마치 김종승, 장자연, 나 세 사람만 만난 것으로 기술돼 있는데 이는 명백한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검찰은 그를 조사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25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아놓고 확인도 않고 이렇게 엉터리로 불기소 결정문을 쓸 수 있느냐”고 검찰에 항의했더니 공판검사가 “검찰 수사 때는 증인은 관계가 없기 때문에 부르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8일 전했다.

그는 또한 “‘2008년 7월 17일’에 나는 다른 이들과 식사한 증거자료를 법정에 냈다”고 밝혔다. 김종승 대표도 최근 공판에서 “스포츠조선 사장과 점심식사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37년 간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에 재직한 그는 “이 기사 생각만 하면 요새도 자다가 벌쩍 일어난다”며 “어떻게 조선일보가 내게 이럴 수 있느냐. 치가 떨린다”고 성토했다. 그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오보를 내는 방식으로 날 인격살인했다”며 “조선은 내게 반론 또는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은 명예회복을 위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고소하는 것과 동시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장자연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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