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으로 변질된 KBS·MBC 등 방송사와 보수언론 조중동의 보도가 이번 18대 대선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 속에서 대안언론을 키우자는 논의가 온라인상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언론장악으로 해직된 언론인들이 주축이 돼 만든 뉴스타파를 '종합편성 팟캐스트'로 키우고, 국민모금으로 독립 방송사를 세우자는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는 20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서 "자, 기운을 냅시다. 실의에 빠져 있지만 마시고 벌떡 일어나 뉴스타파의 동반자가 돼 주세요.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는, 국민이 만든, 국민의 언론, 그것이 최선의 대안입니다"라고 남겼다.

뉴스타파 제작진인 최경영 KBS 기자도 "뉴스타파 매일 보고 싶으세요? 100억이면 가능하다고 봅니다"라고 말한 박대용 춘천MBC 기자의 말을 인용하며 "박대용 기자의 말 현실적입니다. 사실 지인들끼리 이미 추정해봤습니다. 어떤 형태의 종합뉴스채널이 될지, 누가 참여할 지 어렴풋이 구상했습니다. 한다면 제대로, 큰 판을 벌입니다"라고 남겨 현실화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독설닷컴의 고재열 시사인 기자도 21일 "뉴스타파를 중심으로 '종합편성 팟캐스트'를 만들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트위터 대통령 이외수 선생님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겠다고 하시더군요. 구글TV 애플TV 환경이 되면 채널이 앱이 됩니다. 멋진 그림이 나올 수도 있을 듯요"라고 응원했다. 

 

   
▲ 뉴스타파

 

   
▲ 뉴스타파 제작 현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다음아고라에서는 대선이 끝난 지난 20일부터 ‘공정한 보도를 위한 방송사 설립’ 청원 운동’(http://hope.agora.media.daum.net/donation/detailview.daum?donation_id=107484)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청원은 운동이 시작된 지 24시간만인 21일 오전 10시 현재 2만7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청원 운동을 제안한 아이디 ‘전문공’은 “한국은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언론자유 국가별 순위에서 70위를 기록해 아프리카 가나보다 낮은 실정이다. 공영기관으로 국민의 눈과 귀가 되었던 방송사의 편향된 보도는 국민들이 바른 판단과 합리적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수단일 뿐”이라며 현재의 보도편향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수신문들이 만든 종편에선 특정세력에 유리한 보도와 보수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다른 시각에서 보도를 하는 매체는 방송으로선 전무하다”며 “해직된 동아일보 기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한겨레신문처럼 YTN·MBC 해직언론인과 MBC파업으로 쫓겨난 이들이 주축이 돼 우리의 방송국을 세워보자”고 제안했다.
 
청원을 통해 모금하고자 하는 희망목표액은 50억 원이며, 모금된 돈은 자본금으로 주식을 발행해 내년 4월 방송국 개국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임원은 시민사회단체 및 언론계 인사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제안에 이은 폭발적인 서명 동참 반응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편향된 보도를 접했다고 느끼는 유권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영 기자는 통화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독과점 체제로 한국 방송 시장을 주물러 왔고 언론자유마저 박탈되면서 KBS·MBC가 과연 언론자유와 편집권 독립이 보장된 공영방송이 될 것인가에 대해 내부 구성원 상당수가 회의적"이라며 "언론의 의무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리게 하라'인데 지금의 방송사들은 아주 잘 들리는 소리를 꽹과리 치듯이 증폭시고 있으니 사람들이 화를 내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최 기자는 뉴스타파의 ‘확장’에 대해서도 "돈이 모이고 인력이 모이면 공중파와 충분히 비교가능한 방송, 조중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방송을 만들 수 있다"며 "내년 주파수가 반납되고 IPTV가 만들어지는 상황이라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기자는 뉴스타파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하기로 했다. 그는 "어제 하루 뉴스타파를 후원하겠다는 전화가 다 받을 수 없을 정도로 폭주하고 있다"면서 "순간적인 울분이나 홧김이 아니라 뉴스타파가 굳건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오랫동안 물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절반의 목소리가 기존 방송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으니 뉴스타파를 확장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라며 이런 시장의 요구를 정부가 부당하게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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