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지난 4·11 총선에서 영향을 미쳤다는 실증적인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박용수 CBS 마케팅본부장(상무)은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정치학 박사학위 청구논문으로 제출한 ‘소셜미디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 연구’(지도교수 박상철)에서 “친야 성향 트위터 유력자 116명이 압도적인 야권 지지여론을 만들어 선거당락과 득표율, 20대 투표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학계에서 빅데이터 텍스트 분석을 통해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논문에 따르면 서울지역 4·11 총선에서 활약한 팔로어수 1000명 이상 트위터 유력자는 128명이었다. 이들이 작성한 트윗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90.6%인 116명이 친야 성향, 친여 성향은 12명(9.4%)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야 성향 유력자들의 팔로어수는 754만여 명, 친여 성향 유력자들의 팔로어수는 32만5000여 명이었다. 박 본부장은 “팔로어수 754만여 명은 일부 중복성을 감안하더라도 전통 매스미디어인 신문과 방송의 독자 수를 능가하는 막강한 영향력”이라며 “친야 성향의 트위터 유력자들이 트위터 여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소셜여론 지배구조’가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셜여론 지배구조의 영향으로 친야 성향의 트위터 유력자들이 트윗을 게시할 경우 리트윗수에서 야권지지 쏠림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트위터 유력자들의 야권 후보자 지지트윗의 리트윗수는 전체 리트윗수의 98%를 차지한 반면 여권 후보자지지 트윗의 리트윗수는 2%에 그쳤다.

4·11 총선 당시 대표적인 친야 성향의 트위터 유력자는 이외수 공지영 조국 선대인 탁현민 강성종 문성호 미디어몽구 등이었다. 친여 성향 트위터 유력자는 송태열 심경미 장지만 등이었다.

박 본부장은 “친야 성향 트위터 유력자들의 트윗은 대부분 야권 지지자들의 집중적인 리트윗에 의해 크게 확산되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 서울지역 4·11총선에서 활약한 트위터 유력자와 팔로어수 현황 ⓒ박용수

트위터는 서울의 초접전 8개 선거구의 득표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위터 여론의 지지를 많이 받은 후보자일수록 득표 경쟁력(실제 득표율에서 정당 득표율을 차감한 값)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득표율 2% 이내에서 당락이 결정된 초접전 8개 선거구는 성동구을 중랑을 노원을 은평을 서대문을 양천갑 양천을 강서을이었다. 이들 선거구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긍정적인 리트윗수와 유력자의 트윗 리트윗수, 소셜미디어 여론 순위지수가 높을수록 득표 경쟁력이 높았다.

반면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지역인 강남의 7개 선거구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비강남권과 상반되게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이들 지역에서는 트위터 유력자들로부터 긍정 트윗을 많이 받은 후보자가 낙선하고 부정적인 트윗의 공격을 많이 받은 후보자가 당선됐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강남권에서 낙선한 야권 후보자들이 트위터 활동이 활발하고 트위터 여론의 지지세가 강한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지역 4·11 총선에 영향을 미친 소셜미디어 변수는 후보자 팔로어수, 클라우트 지수(SNS 영향력 지수), 후보자의 트윗수, 후보자가 작성한 트윗에 대한 리트윗수를 비롯해 후보자가 언급된 버즈량과 긍정적인 트윗에 대한 리트윗수, 트위터 유력자의 긍정 트윗 리트윗수 등으로 확인됐다.

이 중 선거와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난 소셜미디어 변수는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트윗의 리트윗수, 트위터 유력자들의 긍정적인 트윗의 리트윗수, 클라우트 지수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언론이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SNS 관심도 지표로 삼고 있는 버즈량(SNS에서의 언급량)은 20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버즈량은 긍정과 부정 트윗이 포함돼 있어 투표율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선거당락이나 득표율과는 무관한 것으로 이번 논문에서 확인됐다.

   
박용수 CBS 상무

또한 소셜미디어 변수 중 가장 폭넓은 영향력을 미친 변수는 미국 클라우트사에서 개발한 클라우트 지수로 나타났다. 클라우트 지수가 높은 후보자들이 그렇지 않은 후보에 비해 당선과 득표율, 득표 경쟁력, 20대 투표율이 높게 나왔다. 박 본부장은 “SNS 여론의 지지도를 표시하는 데 가장 적합한 소셜미디어 변수는 긍정적인 트윗의 리트윗수와 클라우트 지수가 타당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이 4·11총선에서 서울지역 1·2위 득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7%가 트위터를 자주 사용했으며 응답자의 61%가 후보자의 인지도 상승과 투표율 상승에 긍정적이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7.2%는 선거당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본부장은 “SNS가 선거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것처럼 여기지만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과정되거나 반대로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친야 성향의 트위터 유력자들에 의한 소셜여론 지배구조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소셜미디어 영향력의 실체를 파악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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