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호루라기(이사장 이영기)가 수여하는 ‘올해의 호루라기상’ 첫 수상자로 민간인 불법사찰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이 선정됐다.

호루라기재단은 5일 저녁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1회 올해의 호루라기 시상식을 개최하고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공익제보 부문 본상인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수여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올해 3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조작·인멸을 폭로해 전면 재수사를 이끌어내 국민의 알권리 신장에 기여하고 권력이 국민을 속이는 범죄 행위가 은폐될 수 없음을 경고한 공로가 인정됐다.

장 전 주무관은 수상소감으로 “청와대의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을 몸소 겪으면서 두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그 중 한 가지는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은 참으로 고통스럽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힘없는 이가 양심의 소리를 내는 것 또한 무척이나 어렵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이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에게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수여하고 있다. ⓒ호루라기재단

호루라기 언론상에는 경향신문 디지털뉴스국 경향리크스, 호루라기 인권상에는 군인권센터가 선정됐다.

경향리크스는 국내 최초의 공익제보 사이트로 새로운 형태의 보도를 시도했다. 경향리크스는 뉴스타파와 함께 경합을 벌인 끝에 첫 호루라기 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군인권센터는 군부대 내의 여러 인권 침해 개별 사건에 대한 구제조치를 이끌어내고 이를 이슈화했을 뿐만 아니라 토론회 등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등 군 인권 운동 개척 공로가 인정됐다.

이와 함께 공익제보 분야에서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 인권 분야에서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해관 위원장은 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 부정의혹을 제기해 기업의 준법의식과 투명성, 사회적 책임 의식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평가받았다.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은 장애인 투표 실태 조사를 통해 시설 장애인들이 국민의 참정권이라는 기본적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이슈화해 장애인 인권 신장에 기여한 점이 인정됐다.

   
▲ 제1회 올해의 호루라기상 수상자들. ⓒ호루라기재단

호루라기상은 올해 처음 시행됐다. 이번 수상자는 지난달 14일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박흥식 중앙대 교수)가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장진수 전 주무관을 올해의 호루라기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올해 있었던 공익제보 중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급력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졌다”며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에서 발생한 내부고발이라는 점과 고발 대상이 청와대였다는 점, 평범한 공무원으로서 심한 회유와 압력을 받으면서도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린 것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호루라기재단은 이날 시상식에서 전 인천공항 부실공사 제보자인 정태원씨의 자녀,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거부 관련 국가유공자인 김동관씨의 자녀에게 호루라기 장학금을 전달했다. 호루라기 법률지원단 위촉식과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지원센터(리걸클리닉)와의 업무협약식도 열렸다.

호루라기재단은 “재단 설립의 본래 목적인 공익제보 지원을 중심으로 인권, 언론·표현이 자유 활동 지원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 호루라기재단 이영기 이사장 ⓒ호루라기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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