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파견 기간이 끝났음에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연말까지 파견 기간을 연장해 이상호 MBC 기자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상호 기자는 11월 13일자로 자회사인 MBC C&I 파견 기간이 끝나고 MBC 본사 보도국으로 복귀를 해야 했으나, MBC C&I는 19일자로 이 기자의 파견 기간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해버렸다. 당사자인 이상호 기자는 파견 연장 통보나 사유조차 듣지 못했다.

MBC C&I는 MBC 본사가 100% 출자한 회사로 뉴미디어 환경에 맞춘 풀랫폼을 기반해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MBC는 지난해 11월 14일 이상호 기자를 MBC C&I로 파견해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방송 손바닥TV의 제작을 맡겼다. 이 기자는 손바닥TV 프로그램 중 손바닥 뉴스 진행을 맡았지만 지난 4월말 MBC C&I 전영배 사장은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손바닥 뉴스 폐지를 통보했다.

당시 이상호 기자는 BBK 관련 속보와 파이시티 현장 르포 보도를 준비했는데 갑작스런 폐지 통보를 한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손바닥 뉴스 폐지 이후 이 기자는 손바닥TV의 광고 영업을 맡아왔고, 개인적인 시간을 내서 <이상호 기자의 고발뉴스>를 운영해왔다.

이 기자는 지난 4월 손바닥 뉴스 폐지 당시에도 '있을 이유가 없다'며 본사 복귀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회사측은 파견 기간이 남아 있다며, 이 기자의 입장을 무시해왔다. 회사측은 그러나 11월 13일 파견 기간이 끝났음에도 이번에도 본인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올해 연말까지 파견 기간을 연장해버린 것이다.

MBC C&I 측은 파견 기간 연장 사유로 이 기자의 광고 영업의 능력을 들었다. MBC C&I 측은 "저희들 쪽에서 이 기자의 광고 영업 능력이 필요해서 본사와 협의해 연말까지 파견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손바닥 뉴스 폐지도 김재철 사장이 결정했으며, MBC C&I 전영배 사장은 손바닥 뉴스를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김재철 사장의 지시대로 이행한 사람일 뿐"이라며 "이번도 마찬가지로 MBC 본사 김재철 사장 쪽에서 (파견 기간 연장을)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한마디로 김재철 사장이 파업 기간 동안 뽑은 시용기자들을 데리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편파적인 보도를 통해서 대선 전까지 꼼수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MBC 노조 역시 이상호 기자의 파견 기간 연장은 교육명령이 끝난 인사를 비제작부서로 발령을 낸 것과 마찬가지로 대선까지 기자들의 보도 제작을 막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에도 MBC 경영진은 교육명령이 끝난 기자 9명을 보도국은 아닌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을 냈다.

이 기자는 현재 MBC 상황에 대해 "대화를 흡수하는 블랙홀과 같은 벽"이라고 진단하고 "김재철 사장이 언론사 대표로 있는 한 MBC는 국민과 소통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발뉴스' 등의 활동을 통해 "김재철 사장이 노리는 꼼수를 고발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더 열심히 해서 반격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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