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MBC 장기 파업 관련 청문회에서 김재철 사장이 지난해 말고도 2010년에도 무용가 J씨의 핸드폰 번호를 숙박 업소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정애 의원이 일본 출장 중 김재철 사장이 법인카드로 숙박비를 결제한 의혹을 정리한 목록에 따르면 김 사장은 법인카드로 결제해 숙박권을 구입하는 형태로 총 11차례에 걸쳐 일본 출장 숙박업소를 예약해 사용했다.  특히 김 사장은 2010년에도 무용가 J씨의 핸드폰 번호를 숙박업소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장은 지난 2010년 10월 1일 법인카드로 'KIM JAECHEUL'이란 이름을 결재하고 2인이 숙박을 했고, 숙박인 관계는 '親子'로 표기했다. 2010년 11월 30일에는 묵은 호텔 숙박부 란에는 무용가 J씨의 일본 핸드폰 번호를 기재했다. 같은 기간 무용수 J씨는 공연관계로 일본 도쿄에 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 20일에도 김 사장은 'KIM JAECHEUL'이란 이름으로 결재해 2인이 숙박하고 다른 출장 숙박지에도 비서실카드로 300여 만 원을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무용가 J씨는 공연 관계로 오사카에 체류한 것이 확인됐다.

또한 올해 1월 22일에는 법인카드로 지난해 5월 선 결재한 이후 설연휴 기간 또다시 'KIM JAECHEUL'이란 이름으로 숙박을 했다. 당시 숙박부 명단에는 '남1, 여1'로 기록돼 있고, 김재철 사장의 차명폰 번호가 기록돼 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는 김 사장이 비서 법인카드로 예약을 한 숙소 이외에 다른 호텔에도 법인카드로 예약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한정애 의원은 "다른 숙박업소에 숙박할 이유가 없음에도 누군가의 숙박비를 대납 또는 선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에는 법인카드로 선 결재해 8월 27일 5박으로 2인 더블룸이 예약돼 있었지만 8월 24일 김 사장이 오는 11월 22일부터 27일까지 숙박권 사용을 연기 신청한 내역도 확인됐다.

한정애 의원은 "김재철 사장은 일본을 특별히 사랑하는 것인지 일본을 굉장히 많이 오갔다"며 "머물 때는 법인카드를 가지고 숙박을 했는데, 이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

김재철 사장의 방만 경영도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김 사장은 취임 이후 본부장을 7명에서 8명, 보직국장을 13명에서 31명, 보직부국장을 23명에서 28명, 보직부장을 91명에서 101명으로 늘렸다.

김경협 의원은 "김재철에만 충성하는 가신그룹의 확대, 강화에만 집중해왔다"면서 "보직국장, 부장의 직무수당을 2배 넘게 인상시켰고 각종 명목의 격려금이 관리보직자들에게 유례없이 많이 뿌려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사장은 역대 MBC 사장의 행보와 달리 운전기사를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해 오피스텔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 또한 일본특파원 시절 지인인 손아무개씨라는 여성을 일본의 행사 코디 및 통역을 전담시키고 항공권은 비즈니스석을 지급했을 뿐만 아니라 숙박은 롯데호텔급 수준으로 제공하고 월코디 비용으로 8만 엔을 별도로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일본, 브라질, 이집트, 중국에 해외지사를 신설하고 올해에도 인도네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추가로 해외 지사를 설립했는데 김경협 의원은 올해 총 해외지사 설립에 따른 적자규모가 35억원에 달한다면서 "본사 해외사업부가 해오던 판매수익 외에 추가 수익의 창출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도 김 사장은 ABU(아태방송연맹) 총회 참석자들에게 사장 명의로 호텔급 식사를 제공하고, MBC 퇴직사우회와 보직자 워크숍 등의 행사에 참석해 현장에서 법인카드로 천만원에 이르는 상품권을 구입해 지급했다고 김경협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직원들에게 비상 경영, 월급 삭감 얘기를 하면서 MBC의 돈을 마치 개인 주머니 돈으로 이런 식으로 쭉 써왔다"면서 "비정상적인 경영, 부도덕함, 불법 경영이 전반적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진행된 청문회에는 김재철 사장이 불출석한 것을 물론 MBC 경영진 쪽에서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신계륜 환노위 위원장은 "(MBC)경영진을 대표해서 몇 분을 채택했는데 한분도 안 나왔다. 유사 이래 없는 일이고 중대한 문제로 설명할 수 없는 고약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또한 이번 청문회가 야당 단독으로 개최된 것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이 정치도의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국감 마지막날인 10월 24일 제가 바로 이 자리에서 청문회를 열자는 주장과 열지 말자는 새누리당에 중재안을 내서 11월 2일 노조위원장, 사장을 불러서 누가 옳고 그르지 가리자고 기회를 줬다"며 "그런데 김재철 사장이 2일 나오지 않았다. 그때도 만약 김 사장이 증인으로 안 나오면 청문회를 실시하겠다고 여야 의원에게 말했다. 그래서 오늘 청문회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하 MBC 노조 위원장은 "사태가 해결되지 않아서 다시 파업을 하는 것은 즐겁게 나설 수 있는 길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중차대한 시기에 저항하고 말하려고 하는 것이 막힌다면 그것도 옳지 않는 선택이다. 풀리지 않는 사태를 알리기 위해 최대한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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