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과 무용수 J씨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에 대해 J씨의 남편 우치노 시게루씨가 직접 입을 열어, 김재철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우치노 시게루씨는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MBC 장기 파업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지난해 9월 11일과 12일 사이 김재철 사장의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뒤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하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인터뷰는 한정애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7일 도쿄 신주쿠에 있는 우치노 시게루씨의 변호사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이뤄졌다.

우치노 시게루씨는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11일과 12일 아내 무용수 J씨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의심스러운 행적을 발견했다면서 "김재철 사장과 숙박한 게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치노 시게루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1일과 12일 사이 아내 J씨는 효고현 스모토에 갔는데 12일 아침에는 여관이 아닌 목욕탕 같은 ‘유센’이라는 곳에 있다고 했다가 오전 11시경 오사카에 도착했다고 하고 연락이 되지 않아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치노 시게루씨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J씨 아내가 투숙한 숙박업소의 카드를 입수했는데 김재철 사장의 차명폰 번호와 J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나란히 기재돼 있었다.

MBC 경영진은 지난해 9월 김재철 사장이 대북사업차 출장을 갔으며 자신의 휴대폰이 로밍이 되지 않아 J씨의 휴대전화를 빌렸고, 숙박부에 번호를 기재한 다음 12일 일본 지인을 통해 J씨에게 반납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우치노 시게루씨가 공개한 지난해 9월 11일과 12일 사이 J씨의 휴대폰 통화 내역에는 우치노 시게루씨와 통화 2회, J씨의 아들과 통화 3회, 숙박했던 호텔과 통화 2회, J씨가 사용한 카드 회사와의 통화 2회 이외에는 어떤 통화 내역도 발견되지 않았다.

우치노 시게루씨는 "도대체 MBC 사장 김재철이 왜 전화를 빌려 어디에 연락을 했는지 가르쳐달라"며 "그가 하는 이야기는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우치노 시게루씨와 인터뷰를 진행한 한정애 의원실은 또한 J씨가 투숙했다는 일본 아와지 유메센케이 호텔을 직접 찾아가 김 사장과 J씨가 함께 투숙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김 사장의 투숙 안내를 전담했던 종업원은 김재철 사장과 J씨의 사진을 보고 숙박했던 2인이라고 확인시켜줬다. 한정애 의원은 "(영상 캡쳐된 사진을 가리키며)이분이 전담 종업원인데, 두 사람이 묵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며 "당시 녹취도 있고, 그 사본도 입수했다"고 말했다. 종업원은 영상에서 "이 여자분이 인상적이라서"라면서 J씨의 사진을 보고 숙박했던 것을 기억했고, J씨가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9월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를 보면 당시 여성용 화장품과 스카프, 선물용 포장 김치를 구입한 내역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우치노 시게루씨가 아내를 추궁한 결과 김재철 사장과 해당 호텔을 간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고 한다"며 "다만 무용가 권모씨와 동행을 했다고 하는데 확인 결과 그 기간에 (권모씨가)일본에 간 사실은 없었고, 어쨌든 J씨는 김 사장과 동행했다는 것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우치노 시게루씨는 인터뷰 영상에서 지난 7월 30일 김재철 사장과 J씨, J씨 오빠, J씨 어머니가 A호텔에서 만난 영상도 확보해 공개했다.

우치노 시게루씨는 "이것은 모처에 부탁해 받은 사진(영상)"이라며 "보통 인터넷에서 이렇게 시끄러워졌으면 만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문제가 되고 나서도 만난다는 건 역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7월 30일 MBC는 런던 올림픽 총력 체제를 갖추고 방송을 하고 있었다.

우치노 시게루씨는 끝으로 "김 사장의 일본 출입국 기록을 확보했다"면서 "정보라 하면 그에게 더 불리한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나는 거기까지 공개하지는 말아야 한다. 앞으로 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러한 것을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치노 시게루씨는 "결국 나와 김재철씨, J씨의 문제는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자신이 MBC 사장으로 적절하냐, 아니냐 그것이 쟁점"이라며 "이번 일을 객관적으로 보면 MBC 사장 김재철씨는 사장직을 그만두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밖에 청와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본부장이 전화를 걸어 방송문화진흥회 김충일 이사에게 김재철 사장을 유임시키도록 압박을 한 정황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새누리당은 도덕적 의혹을 받고 있고 비리 혐의로 고발까지 돼 있는 김재철 사장을 대한민국 대표하는 공영방송 사장으로 계속 유임시키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면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필요한지는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언론을 말살시키고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방송을 악용하고자 손을 잡은 것"이라고 지적했고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공모한 대형 공모 사기 사건이라고 규정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청문회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아들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끝내 청문회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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