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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삐라 살포’ ‘무력충돌’에 국민 불안에 떤다
‘대북삐라 살포’ ‘무력충돌’에 국민 불안에 떤다
정부, 전쟁 공포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전국은 온종일 긴장감에 휩싸였다. 남북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긴박한 상황에 대한 정보가 22일 오전 동안 집중적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북한군은 ‘무자비한 타격’, 남한군은 ‘지휘 원점도 격파’와 같은 말 폭탄을 격렬히 쏘아대면서 전쟁 가능성이 눈앞의 현실이라는 것을 강조해 국민은 그것을 언론을 통해 전해 들으면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한 정부 당국의 대응조치 발표는 국민의 전쟁 불안감을 해소하기는커녕 증폭시킨 감이 없지 않다. 정부는 군과 경찰 등 사회 질서와 안전 유지 조직들은 - 국민이 보기에는 - 상호 유기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각자 독자적 역할을 하도록 방치함으로써 국민 불안감을 방치했다.

탈북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방침과 북한군의 그에 대해 포 사격 위협은 수일 전부터 예고된 상황이었고 남측 군도 국방부 장관이 전면에 나서서 철저한 응징 차원에서 군사적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통일부는 탈북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실정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면서 손을 놓고 바라보는 자세를 취했고 경찰은 입도 뻥끗하지 않아 그 존재감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이번 소동은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에게 알려졌다. 군 당국과 지자체는 22일 오전부터 임진각 주변 주민 대피와 일반인 출입금지 사실을 밝혀 북의 공격에 반격하겠다는 것을 강력 시사했다. 이런 보도는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위기감을 크게 부풀리게 만들었다. 군은 언론인의 임진각 출입도 금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불안한 시간이 흘러가는 가운데 경찰이 탈북단체가 대북 전단을 살포할 임진각 진입을 막았다는 사실은 이날 정오 쯤 돼서야 언론에 나왔다.

경찰이 현지 주민들의 일상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전단 살포에 대해 제재조치를 발동해 사태가 더 진행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나 경찰의 그런 조치가 사전에 언론 등을 통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경찰이 일체 함구하다가 진입 봉쇄라는 조치가 취해진 사실이 알려질 동안 국민들은 계속 불안상태였기 때문이다.

군과 경찰의 전단 살포에 대한 각각의 대응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적절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을 정부가 총괄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고 상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실책이다. 정부가 전쟁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면 그것은 무능한 것이고 만에 하나 알고도 그랬다면 그것은 심각한 일이다.

정부가 이번 사태에서 보여준 태도는 민간인과 군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방법으로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무한 책임론에서 벗어난 행위라는 비판을 자초한다. 전쟁이 발생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이지만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서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일차적 책무이다. 적이 도발하는 것과 같은 불가항력적 상황에 대한 대응과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

전쟁이나 무력 충돌로 인한 모든 피해에 대해 정부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는 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과 공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의 전쟁은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살상하는 전면전의 형태로 나타나왔다. 그 한 예로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폭탄 테러 등과 같이 그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이번의 경우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이 가격하겠다고 거듭 경고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했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북한의 그런 위협에 대한 정당성 여부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원칙도 동시에 충족시키는 대응 방침을 밝혀 국민을 불안에 떨지 말게 했어야 한다.

경찰이 탈북단체의 임진각 진입 직전에 차단하는 것을 사후에나 알도록 한 것은 어찌 보면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깜짝 쇼’를 한 것과 같다. 정부가 국민의 위기감 증폭을 방관하거나 어떤 면에서 관련 정보를 부적절하게 제공함으로써 부추긴 측면도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군과 치안 당국은 국민의 안위에 심각한 위기 상황을 초래할 사태는 미연에 방지할 책무가 있다. 예를 들면 노사분쟁 현장에서의 격렬한 충돌을 경찰이 예방하는 조치가 그런 경우이다. 정부가 판단하기에 북한의 전단에 대한 태도가 터무니없이 도발적이라고 여겨진다 해도 ‘해 볼테면 해봐’라는 식이면 곤란하다. 정부 당국자가 그런 한가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들이 전단 살포 현장에 나와 최악의 경우 직접 몸으로 겪겠다는 식의 대응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남과 북이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부속합의서에서 “언론·삐라 및 그 밖의 다른 수단·방법을 통하여 상대방을 비방·중상하지 아니 한다”고 합의했고, 2004년 남북장성급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모든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합의한 사실에 비춰 중단돼야 한다.

남과 북 양쪽은 이런 합의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상황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이명박 정부가 과거 정부의 남북 합의에 대해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를 취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임기가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 국민의 안위를 살피는 자세로 돌아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탈북자 단체는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아 대북 전단 살포를 지속하고 있다. 그들의 그런 행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 그것은 남북 분열을 심화시킨다. 또한 휴전선이나 민통선 근처에서 하루 장사해서 먹고사는 상인들의 생계를 깨트리고 전체 국민을 불안케 하는 행위이다.

정부는 중국도 대북 전단 문제로 인한 긴장 고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정치가 주변국을 불안하게 한다면 매우 심각한 삼류정치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은 물론 정세를 긴장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결연히 반대한다.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고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켜가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는 중국이 왜 한반도 무력충돌을 반대하는 지를 살피면서 최소한 남측 주민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치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부라는 상식은 지녀야 할 것이다. 자존심 운운하면서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식의 어설픈 태도를 취하는 것은 병역 의무를 경험치 못한 일부 인사들이나 할 수 있는 무모한 언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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