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로 선임된 이길영 감사의 비리 의혹이 쏟아지면서 부적절한 인사를 철회하라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길영 KBS 감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임 명단을 발표한 직후부터 최악의 인물이 이사에 선임됐다는 악평을 받았고, 민주통합당 소속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할 정도로 KBS뿐 아니라 정치권으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BS 새노조는 특히 이길영 이사 선임은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 숨어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87년 이길영 감사는 보도국장을 맡았고, 밑으로 정치부장은 김병호 박근혜 캠프공보위원이 정치부 차장은 김인규 사장이 맡았다. 2012년 역시 이길영 감사가 KBS 이사장으로 오게되면 김인규 KBS 사장과 김병호 박근혜캠프 공보위원이 뒤를 받치면서 지난 1987년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언론보도를 쏟아낸 것처럼 박근혜 전 위원장의 대통령 만들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길용 감사는 또한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김관용 경북도지사 후보의 선거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전 위원장의 최측근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KBS 새노조는 "만약 이길영이 KBS이사로 확정되고, 연이어 관례상 연장자순으로 이사장까지 된다면, 25년 전 가장 악랄하고 편파적인 대선 보도를 주도했던 세 인물이 KBS 내외곽을 둘러싼 형국이 된다"며 "이길영은 자신이 보도국 휘하에 거느리고 있던 김인규를 사장으로 두고 KBS를 수렴청정하고 동시에 자신이 보도국장일 때 정치부장이었던 김병호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S 새노조는 "정치인 이길영을 KBS 감사로 앉힌 것도 모자라 이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사장으로 임명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것 말고는 논리적으로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이라고 주장했다.

군사정권 시절 이길영 감사의 행적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1987년 1월 노태우 후보가 광주 유세를 갔다가 돌팔매를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문공부-언론인 접촉사건'에 따르면 "이길영 보도국장이 의도적으로 광주 대구 집회를 통해 지역감정을 자극시켜 노태우 후보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여 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난 91년 5월에는 본부장으로 임명된 이길영 감사가 일산, 분당 신도시 부실건설 문제를 다룬 취재 내용에 대해 '부정적 측면만 다뤘다'는 이유로 불방을 시켰다.

이외 이길영 감사는 지난 2007년 대국경북한방산업진흥원장 재직 시절 친구 막내 아들 채용을 권유해 부정 채용된 것이 감사원 조사 결과 밝혀져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당한 바 있다.

KBS 새노조는 이번 이길영 감사 이사 선임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김현석 위원장을 시작으로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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