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올림픽 방송에서 방송사고에 버금가는 실수와 미숙한 진행으로 뭇매를 맞은 것도 모자라 조작 방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에는 자막 오타까지 실수를 연발해 비난을 받고 있다.

올림픽 특수로 시청률이 반짝 오르고 있지만 연일 실수 내용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시청률에 뒤에 감춰진 MBC 방송의 실상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자막 실수는 우리나라 선수의 성(姓)씨를 아예 바꿔버린 것. 사고는 지난 2일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금메달을 딴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1Kg급 송대남 선수를 ‘문대남’으로 자막을 표기하면서 일어났다.

송 선수가 연장 10초 만에 쿠바의 아슬리 곤살레스를 안뒤축후리기 기술로 이겨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내보내고 뒤에 이어 송 선수가 스승 정훈 감독과 맞절을 하는 장면에서 '문대남, 경기 후 동서 정훈 감독에 큰절'이라는 자막이 표기됐다.

송 선수의 성를 문씨로 바꾸는 대형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생중계도 아니고 감수할 시간이 충분했던 녹화 방송에서 맞춤법도 아닌 사람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연이은 MBC의 실수에 이어 자막 표기까지 틀리면서 시청자들은 MBC 방송의 부실함을 지적하고 있다.

자막 실수는 이것뿐이 아니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MBC 자막을 지적하는 멘션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리안 '@hallaman'는 "참,MBC가 자막실수는 참 많더라. 영국뮤지션들 소개하며 "밥딜런"이 나오지 않나. 케네스 브래너를 소개하며 대표작이 "불의 전차"로 나오질 않나"라며 "세심까지 아니더래도 이런 기본적인 사항마저 틀려버리면 중계하는 캐스터들이 아무리 잘해도 신뢰가 반감"이라고 썼다. 밥딜런은 미국 태생이고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는 불의 전차에 영화배우로 데뷔한 바 있다.

"영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배수정씨를 소개하는 자막도 '런던 엄친딸'이라고 소개됐는데 시청자들은 예능 프로그램도 아니고 올림픽 방송에서 이 같은 자막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남겼다.

여자 복식 배드민턴 경기를 중계하는 화면에서는 '미녀복식조'라는 자막을 집어넣기도 했다.

트위터리안 '@castellio'는 "공식 TV 중계 화면. 선수들 이름 앞에 버젓이 '미녀복식조'라는 자막을 쓴다"며 "그럼 다른 배드민턴 여복팀 이름 앞엔 추녀복식조, 평균녀복식조 등등을 붙이겠다는 건지.. MBC는 정말 관심이 필요한 모양이네"라고 비꼬았다.

MBC 노조는 "어처구니 없는 자막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도 채널의 공신력과 스테이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뉴스와 경기 중계 등에서 '양궁'을 양국으로 '평영'을 '평형'으로 표기한 어이없는 자막들이 곳곳에서 발견돼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일"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또한 "시청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제기하는 불만 중 하나는 MBC 올핌픽 방송이 시청자들이 그 순간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영상과 장면을 제때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격 진종오 선수의 첫 금메달 획득 소식과 장면을 방송 3사중 가장 늦게 전달해 시청자들이 다른 채널로 향하게 한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1일 새벽에는 박태환 선수가 은메달을 땄는데도 소감을 묻는 인터뷰가 당일 오전까지 방송이 되지 못해 시청자들로부터 불멘소리를 들어야 했다.

MBC 노조는 MBC 올림픽 방송의 연발되는 실수에 대해 "올림픽 방송 제작과 취재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을 단지 파업 가담자라는 이유만으로 김재철이 현업에서 배제하고 축출할 때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참사"였다며 "시청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데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파업조합원들에 대한 보복에만 혈안이 돼 있던 김재철 일당이 자초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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