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KBS를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시키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KBS 부사장 출신 김영해씨가 KBS 이사로 거론돼 내부에서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KBS 이사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임명제청)권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2일 두 방송의 이사 공모 접수 마감을 하루 앞둔 11일 KBS 내부에서는 김영해 전 KBS 부사장이 KBS 이사 임명을 받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KBS 새노조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부사장을 지낸 김영해씨가 KBS 이사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는 불길한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김영해씨는 KBS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문건에도 정권에 우호적인 인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KBS 새노조는 “청와대 민간인 사찰 문건 중 ‘최근 동향 보고’에는 “김영해 부사장은 기술본부장 출신으로 노조(위원장 강동구, 기술직)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병순 전 사장 세력의 협조를 이끌어 냄”이라고 적시돼 있다“며 ”김씨가 강동구 노조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맺으며 정권이 KBS를 장악하는데 큰 역할을 했음이 적나라하게 표현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그의 비리의혹에 대해서도 KBS 새노조는 “직위를 남용해 여러 가지 이권과 비리에 개입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광고국(국장 박희성)이 광고 판촉용 기념품을 선정할 때 특정 업체를 밀었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새노조는 지난해 160억 원 대 TV 스튜디오 공사를 추진하던 당시 담당국장 이아무개씨가 친구를 끌어들여 TF 위원으로 선정하고 직접 공사를 맡기려고 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이어 “해당 사업은 결국 미수에 그쳤고 이씨는 직위에서 내려왔지만 당시 부사장이던 김씨가 연루됐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8월 사장실 앞에서 발생한 최철호 전 KBS 기획예산국장과의 고성과 욕설 사건의 당사자인 점을 들어 KBS 새노조는 “싸움의 당사자였던 최 전 국장은 ‘자회사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특정 개인에 대해 불법 채용’하는 등 수차례 무리하고 불합리한 업무 지시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KBS 새노조는 김영해씨의 KBS 이사 자천설에 대해 “김씨 같은 문제적 인물이 KBS 이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KBS 내부 지지 세력이 있다는 방증”이라며 “아무리 KBS가 우습고 이사라는 자리가 가벼워 보여도 김씨 같은 사람이 넘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KBS 새노조는 “징계를 받아도 아쉬운 마당에 이사라니 정말 어불성설”이라며 “김씨 스스로 이사 지원을 포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TV 스튜디오 공사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인 이아무개씨는 사내통신망(KOBIS)에 올린 글에서 “사업의 가설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추진한 오류도 있고, 이것에 대한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의욕이 앞선 것이 루머를 야기한 요인이 됐지만 이 사업과 관련해 예산이 지출된 바 없고, 지금 남은 것은 최선의 리모델링안”이라며 “이 문제는 김영해 전부사장과는 연관성이 전혀 없으며, 그분의 세계적인 한류 콘텐츠 제작을 위한 리소스 확보에 대한 의지를, 악의적인 루머가,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특정개인이 불법채용됐다’는 최철호 국장 발언과 관련해 당사자라 밝힌 이아무개씨는 12일 미디어오늘에 “불법채용이 아니라 회사가 불법 해고한 해고자 복직과 관련된 문제”라며 “KBS노조 계약직지부에서도 복직자들이 해고되기 전 직무와,복직 가능한 유사직무를 파악해 사측에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기사보강] 7월 12일 오후 8시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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