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1일 인사위원회에서 30여명 규모의 대기발령 명단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35명 대기발령 조치에 이은 두번 째 대규모 대기발령 조치다.

MBC 관계자는 "이날 오후 6시 중으로 추가 대기발령자를 발표한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추가 대기발령 조치는 김재철 사장 서명만 남은 상태다. 대기 발령 규모나 대상자는 인사위 발표 후 최종 공지될 예정이다.

MBC 노조는 추가 대기발령 명단이 경력직과 보도국 소속 기자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전했다.

특히 MBC 노조는 경력직에게 업무 복귀를 하지 않을시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겠다고 협박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정규인사이긴 하지만 사내 위치상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경력직이라는 약한 고리를 찾아서 대기발령을 내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BC 노조는 지난 1일 35명 대규모 대기발령 조치에 이어 이번에도 대규모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면서 사실상 사측이 대화를 통한 파업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MBC는 특보를 통해서도 "본부별로 필요한 인력의 수요를 파악해 수시로 충원할 수 있도록 했다"며 파업 인력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인사위는 박성호 기자회장, 최형문 기자회 대변인, 왕종명 기자의 재심 청구 결과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인사위에서 사내질서문란 행위로 각각 해고, 정직 6개월, 정직 1개월의 징계 조치를 받았다. 

MBC 노조는 이들 세명에 대한 징계 조치에 항의해 안성일 국장(심의국)이 조합 측 증인으로 출석한다고 밝혔다. 안 국장은 32년차 최고참 조합원으로 지난 90년 PD수첩 : 우리농촌 이대로 둘 수 없다’의 불방 사태에 항의하다 해고되기도 했다.

안 국장은 증인 출석 이유에 대해 "파업이 130일을 넘으면서 회사도, 조합원들도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라며 “인사위원회가 파업을 연장시키고 갈등을 심화하기보다 갈등을 푸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 국장은 "파업의 발단이나 진행상황을 보면, 원인이 김재철 사장 개인에게 모아지고 있다”며 “인사위원들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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