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이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한국에서 인기 몰이를 하는 현상을 비중있게 다뤄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서울발 기사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연회에 1만5천명이 몰렸으며 지난 일요일에는 서울 최대 규모의 야구 경기장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원래 한국에서는 훌륭한 스승이 존경받지만 샌델 교수의 유명세는 ‘작금의 경제적 불확실성’이라는 거대하고 급변하는 변화의 물결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박원순 서울시장조차 일부 정책에 관해 샌델의 의견을 구했으며 샌델릉 건강보험 문제가 박 시장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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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052702303506404577445841573895570.html?mod=WSJ_hp_us_mostpop_read

이 신문은 또 “샌델이 한국에서 어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TV로 방영된 강의에서 그가 미 대학들에서 사용되는 주고받기식 교수법을 보여준 것과 관계가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고등학생의 85%가 대학에 가고, 대학에 가서는 교수의 강의 내용을 조용히 필기하고 교수도 학생들의 질문이나 참여를 유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샌델 교수는 한국에서의 극성스러운 열풍에 감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그의 책이 10만부 안팎으로 팔린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130만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샌델은 “놀랍고 말문이 막힐 정도”라며 한국 독자들의 반응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2008년 금융위기에서의 회복 정도가 개인마다 다르며, 부유층의 상황이 훨씬 낫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공정성과 기회 등 보다 큰 문제와 씨름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38%의 응답자가 미국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답변한 것과 달리 한국은 74%의 응답자가 불공정하다고 답변했다.

이 신문은 “한국 국민들이 공정성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사회경제적 불리함을 치유해야 한다고 믿는 확률이 한국은 93%로 미국인의 56%와 비교해서 더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놀이공원에서 줄을 서지 않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42%가 한국은 18%가 좋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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