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부상 소식을 다룬 뉴스에 대해 허위보도라며 뉴스 사유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청자 비평 방송을 가로막아 논란이 되고 있다.

MBC 시청자비평 프로그램인 에 출연 중인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지난 4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김 교수는 녹화일인 4일 권재홍 보도본부장 관련 뉴스을 다룬 지난 17일 방송분에 대해 시청자로서 보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을 준비해 녹화를 하려고 했지만 이를 검토한 제작진은 방송 불가를 통보했다.

김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톱뉴스로 보도된 내용을 가지고 한 쪽은 폭행이 없었다고 하고, 한쪽은 폭행이 있었다고 했다. 한쪽이 거짓말을 한 게 분명한데 시비가 가려져서 폭행을 했다면 법적 처벌 책임을 져야 하고, 폭행을 하지 않았는데 톱뉴스로 다뤘다면 뉴스를 사유화한 것이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뉴스 사유화의 책임자로 권 본부장과 황헌 보도국장, 김재철 사장의 실명을 명기했다.

권 본부장이 방송 이후 노조원과 신체적 접촉을 통한 물리적 충격이 아니라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두통 등의 증세라고 실토한 상황에서 사실상 뉴스 사유화에 대해 경영진과 보도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 교수가 준비한 내용에 대해 외주제작국 제작진은 '그런 내용으로는 방송을 하지 못한다'며 방송 불가를 통보했다.

특히 시청자 평가원은 방송법에 근거해서 시청자를 대신해 MBC 프로그램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보장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문제는 시청자 평가원의 법적 권한을 침해하고 시청자 주권까지 훼손한 심각한 문제다.

김 교수는 "메인뉴스에서 톱으로 다룬 것은 국민적 사안일 수밖에 없고 논란까지 된 사안인데 당연히 다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제까지 서로간 합리적 주장을 하면 수정을 받아주고 조정은 된 적이 있어도 서로 녹화를 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처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왜곡도 아니고 팩트를 가지고 법적으로 보장된 시청자 평가원이 한 것인데 자기들이 (방송을) 못하겠다고 하면 시청자 평가원의 별 의미가 없다"며 "외부인이 지적하기 때문에 시청자평가원이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인데, 자기들이 마음에 드는 내용만 한다면 할 이유가 없다"며 사퇴의 뜻도 내비쳤다.

MBC 노조는 "이른바 권재홍 충격 허위보도 사건과 관련해 사측이 시청자 비평에까지 재갈을 물리고 나섰다"고 MBC를 비난했다.

김 교수는 MBC 파업 사태의 해결책으로 "사장이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하고 서로간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MBC가 거듭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면서 "노조가 사장을 끌어내리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 정도 문제면 사장이 결단을 내려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 시청자위원인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도 김재철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시청자 위원직을 사퇴했다.

MBC 노조는 “성 교수가 ‘김재철 사장은 비리 의혹이 제기된 만큼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하며 노조도 시청자를 위해 복귀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사측에 전달하고 사퇴했다”고 전했다.

성 교수는 “공인으로서 김재철 사장에 대해 팩트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문제제기가 있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할 부분이 있는데 안 되고 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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