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 파업에 정관웅 전 보도제작국장(82년 입사), 최우철 전 시사교양국장(84년 입사) 등 MBC의 보도, 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최고참 국장급 간부부터 중견부장까지 15명이 5일 파업 대열에 동참하면서 김재철 사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지난 1월 30일 파업 돌입 이후 573명이었던 파업 참가자수는 지난 2월 28일 700명선을 돌파한 데 이어 8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MBC 노조는 밝혔다.

특히 이번에 파업에 동참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결코 의미가 적지 않다. 홍동식 국장(84년 입사)은 <손석희의 시선집중>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을 연출하고 두 차례 시사 교양국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최우철 부국장(84년 입사)은 역사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유명하다. MBC 노조에 따르면 TV 편성과 편성 기획 등 편성 핵심 업무를 수행해온 베테랑 편성 PD인 이길섭 부국장(84년)과 유한기 부장(85년), MBC 첫 여성 공채 TV PD로 입사해 숱한 휴먼 다큐를 연출하고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휴먼 다큐 사랑>을 기획, 제작한 윤미현 부장(86년 입사), 두 번째 여성 공채 TV PD로 <아마존의 눈물>의 공동 기획자이자 을 연출, 기획해온 정성후 부장도 이번 파업 동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도부문에서는 보도제작국장과 파리특파원을 역임한 정관웅 국장, 베를린 특파원에 이어 의 진행자를 맡았고 현재 논설위원인 임태성 부국장(84년 입사), 파리 특파원을 역임하고 <시사매거진 2580> 등 보도 제작물의 영상 취재를 맡아 MBC 보도 영상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서태경 부국장(84년 입사), 전두환-노무현 비자금 사건 등 대형 비리사건 수사 보도에서 본질을 파헤치는 특종 기사로 이름을 날렸으며 뉴스데스크 편집 담당 부국장과 논설위원을 역임한 김종화 부국장(84년 입사)도 동참했다고 MBC 노조는 전했다.

경영부문에서도 장혜영 부국장(85년 입사)을 비롯해 문화콘텐츠 사업국 정영철 부장(85년 입사), 뉴미디어 글로벌 사업국의 이정택 부장(86년 입사), 이은우 부장(91년 입사) 등 4명이, 영미부문에선 이병국 부장(85년 입사)이 파업에 동참했다.

이들이 파업에 동참하게 된 배경은 해고와 대기발령 등 사측이 후배들에게 내린 무분별한 징계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고, 김재철 사장에게 쏟아진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는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MBC 노조는 파업에 동참한 한 부국장이 "후배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후배들이 너무나 안쓰러워서 파업에 합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파업 동참 의사를 밝힌 15명 중 무려 10명이 비노조원 신분이었지만 파업 동참을 위해 가입 원서를 제출했다는 점에서 MBC 노조는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MBC 노조는 "이들 15명 외에도 조합으로 파업 참여의사를 전해오는 간부급 사원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모레 7일자로 부국장 1명이 추가로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데 이어 또 다른 부국장 급 역시 다음주초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안식년 휴직중인 박혜영 부국장(82년 입사)은 후배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성원하는 의미로 노동조합에 가입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MBC 노조는 이번 최고참 국장과 부장들의 파업 동참 의미에 대해 "직종과 부문을 뛰어넘어 국장, 부국장급 간부사원들이 무더기로 파업에 동참한 것은 MBC는 물론 국내 다른 방송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일대 사건"이라며 "막다른 골목에 몰려 극도의 위기감에 휩싸인 김재철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한 줌도 안 되는 일당들에게 더욱 치명적인 사태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