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제 인디포럼2012는 ‘올해의 얼굴상’에 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를 리트윗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바 있는 박정근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디포럼 영화제의 '올해의 얼굴상'은 ‘자본과 검열로부터의 독립’, ‘배제 없는 공동체의 삶’이라는 독립영화 명제에 가장 적합한 활동을 선보인 사람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지난해는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인 양윤모 영화평론가가 선정됐으며 2010년도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수상한 바 있다.

(사)인디포럼 작가회의는 "지난 세월, 표현의 자유에 대해 그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싸워왔던 독립영화가 박정근 사건에 연대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강둑과 같다. 한 번 무너지면 계속해서 무너져 둑 자체가 허물어지듯이, 함께 연대하지 않으면, 다음엔 당신이 휩쓸려 가게 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인디포럼 작가회의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그동안 독재 권력이 시민들의 표현을 억압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기능했다. 막걸리를 마시며 박정희를 욕해서 중앙정보부에 잡혀갔다는 엄혹한 시절의 이야기가 이제 트위터에서 조롱하기 위해 리트윗을 해도 잡아가는 웃지 못할 촌극으로 새롭게 변주돼 염치도 없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며 "모쪼록 이번 시상이 권력의 재갈로 기능하는 국가보안법이 원점에서 재사유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상자 박정근씨는 "솔직히 말하면 저에게 상을 줘야 하는 게 아니라 경찰들에게 상을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이유든 표현의 자유를 탄압받는 분들과 이 상을 함께 하고 싶다"고 인디포럼 측에 소감을 전했다.

박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실 상을 받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상을 받아 마음이 복잡하다"며 "저의 재판이 다 해결된 것도 아니고, 계속 싸워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1월 구속된 이후 보석 허가로 불구속으로 나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세차례 재판을 받았다.  

올해의 얼굴상은 오는 31일 인디포럼2012 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수여되고 영화제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롯데시네마 피카디리 종로에서 열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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