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영 KBS 기자(새노조 공추위 간사) 해임 파문이 KBS 내에서 날로 확산되고 있다.

총파업 48일째를 맞은 24일 현재 파업에 불참하지 않고 정상제작하고 있는 KBS 보도본부의 고위간부 또는 특파원들이 김인규 사장의 최경영 기자 해임 처분에 대해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고영태 김영근 김진수 남종혁 박찬욱 배정철 손관수 유석조 용태영 이재강 정찬호 홍사훈 등 입사 32년차(공채 9기)부터 20년차(20기)까지 모두 37명의 고참급 기자들은 23일 밤 성명을 내어 “시간이 갈수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점차 파국에 빠져들고 있다”며 “최경영 기자는 (욕설문자에) 사과해야 하고 회사는 해임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50일 가까이를 향해가고 있는 KBS 새노조의 파업을 낳은 전직 새노조 집행부 대규모 징계사태가 문제의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김인규 사장에 대해 이들은 우리의 선배이지만 정치권에 몸담았다가 사장으로 오게 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행한 과거를 끊기 위해서라도 사장 선임 제도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이 정도의 방송 독립을 이뤄내기까지에 대해 이들은 “돌이켜보면 방송 독립은 투쟁의 역사로 점철됐다”며 “거저 준 것이 아니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1990년 4월 서기원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 때를 떠올리며 이들은 “당시 선배들의 치열했던 열정과 희생을 기억한다”고 회고했다.

더 이상의 파국을 막기 위해 이들은 “모든 징계를 철회하는 것”이라고 제시하면서 “극단적인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KBS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동료·후배들의 파업에 대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과 정치적 독립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며 “바로 그들이 미래 KBS의 주인공들”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입사 32~20년차(공채 9~20기) 기자 37명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더 이상 징계는 안 됩니다>

또다시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이번에는 해임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점차 파국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의 사례에서 보아 온 해임 조치가 우리 회사에서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심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최경영 기자를 두둔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사장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최경영 기자는 사과해야 하고 회사는 해임 처분을 취소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시작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MBC가 파업에 들어가 어수선한 시기, 1년 반이 지난 파업의 책임을 물어 대량 징계를 강행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불법이다 합법이다 성격조차 모호한 파업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김인규 사장은 우리의 선배입니다. 하지만 기간이 얼마가 됐건 정치권에 몸담았다가 사장으로 오게 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시점에 불행한 과거를 끊기 위해서라도 사장 선임 제도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돌이켜보면 방송 독립은 투쟁의 역사로 점철됐습니다. 남들이 거저 준 것이 아니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90년 4월, 그 때도 사장 선임이 문제였습니다. 당시 선배들의 치열했던 열정과 희생을 기억합니다. 목숨을 바친 선배도 있습니다.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KBS가 설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파국을 막기 위한 방법은 단 한 가지, 모든 징계를 철회하는 것입니다. 노사 대화합의 징계 철회를 통해 극단적인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KBS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동료와 후배들은 또다시 열정과 희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과 정치적 독립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바로 그들이 미래 KBS의 주인공들입니다.

이제 더 이상의 징계를 멈추고 화합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더 이상의 징계는 안 됩니다.

2012. 4. 23 <9기-20기> 기자 37명 일동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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