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 경북 포항 남구·울릉군 국회의원 당선자의 피해자라 주장하고 있는 제수 최아무개씨가 16일 “10여년 전 쯤 오피스텔에서 (김 당선자로부터) 추행을 당했다”며 “유서도 여러 번 써놓았다”고 폭로했다.

최씨는 사실무근이라며 고소한 김 당선자에 대해 “1시간 분량의 녹취록 전체를 공개할 수 있다”며 “성추행 문제의 이유로 친정아버지도 자살하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당선자가 단지 새누리당 출당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최씨는 16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성추행 사건을 둘러싼 핵심 경위에 대해 낱낱이 공개했다. 진행자인 김현정 CBS PD는 김형태 당선자가 반론 인터뷰를 거절해 최씨의 인터뷰 곳곳에 반론성으로 질문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선거에 임박해서 기자회견을 한 이유에 대해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그 지역특성상 또 거기 지역은 공천된 후보가 된다고 그러더라”며 “사람들이 좀 제대로 알고 제대로 뽑아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이 사람은 정말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되는데 하는 생각으로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마지막 지지율 발표하는 날, (선거) 5일 전에 뉴스를 보니까 지지율에서 1위였다”며 “민주당 당사도 찾아갔다가 상대 당에도 찾아가고 그러느라고 날짜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추행 사건에 대해 최씨는 10여 년 전 초여름(또는 5월 하순) 김 당선자(당시 KBS 기자)가 학자금 문제 등 의논할 게 있으니 한 번 올라오라고 해 올라가서 공항에서 만났고, 차를 타고 오피스텔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복도가 넓지 않은 오피스텔이었고, 밖에 나다니기엔 너무 더운 날인데다 자신이 긴 정장차림이어서 따라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안에 들어가 앉아 있었는데, 김 당선자가 덥다며 씻으러 들어갔다가 속옷(팬티) 바람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그 뒤 바로 그런 행동(추행)이 있었다”며 “바로 저한테 그렇게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폭로했다.

빌미를 제공한 분위기는 아니었느냐는 지적에 최씨는 “그건 아니었다”며 “저는 정장을 그대로 다 입고 있었고, 팬티 바람으로 나오는 것은 제 집에서도 남동생 있고 우리 애들 다 여름에 더우면 남자들은 다 팬티 바람에 지내지 않습니까? 바로 저한테 그렇게 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당선자가 자신을 덮친 상황에서 자식의 이름을 거론하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바로 신고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때만 해도 아주버님이 집안의 어른이고, 굉장히 어려운 사람”이라며 “그 땐 그냥 조용히 덮으리라 이렇게만 생각했지만 저 자신으로는 굉장히 갈등이 많았다”고 침통해했다.

그는 김 당선자가 자신을 1년간 계약직으로 취직을 시켜줬다. 또 우리 애 학자금 그걸 받도록 해 주겠다는 등의 이유들로 자신에게 그 대가를 이런 식으로 요구했나 하는 그런 걸로 갈등이 심해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최씨는 “개인적으로는 애들 자고 있을 때 조용한 밤에는 저 혼자서는 유서도 여러 번 써봤다”며 “혹시 눈에 띌까 싶어서 어떤 때는 또 찢기도 하고 저 나름대로는 굉장히 갈등의 시간들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공개된 녹취록이 짜깁기한 것이라는 김 당선자의 반박에 대해 최씨는 “전화통화가 아니고. 거기에 그 양천구 목동의 아주버님 집에서 그 전부 앉아서 얘기한 내용”이라며 “김 당선자 부인도 그 자리에 동석해 앉아서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녹음경위에 대해 최씨는 “그때는 집도 경매로 잡아서 아주버님 빌려주신 그 돈 차감하고 나중에는 저한테 준다고 했다가 또 뭐 안 준다고 하고 오락가락 하던 상황이었다”며 이를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어 녹음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주로 (김 당선자가 하는 말을) 듣는 용으로 그걸 녹음을 한 것으로 짜집기 할 것도 없었다”며 “계속 이렇게 부인하면 잘려진 부분 전혀 없이 다 공개할 의사는 있다…아마 한 시간 이상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돈을 노린 거짓 성추행 폭로라는 김 당선자의 반박에 대해 최씨는 “성추행을 폭로하겠다고 그 돈을 요구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며 “돈은 얘들 몫이니까 애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그 내용을 말을 하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돈을 두고 최씨는 “애들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회사에서 받은 보상금 관계에 대한 얘기”라며 “우리가 다 못 받은 거죠. 따로 그러니까 회사의 약점을 이용해서 돈을 양쪽으로 회사에서 나가도록 해서 반을 받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씨 가족이 보상금을 전부 받지 못하고, 김 당선자가 절반을 가져간 데 대한 문제해결을 위함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당선자가 최씨를 고소한 것에 대해 최씨는 “저도 같이 대응을 해야지요. (맞고소도) 당연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새누리당 내의 목소리에 대해 최씨는 “출당이 문제가 아니고 당연히 사퇴해야 된다”며 “국회의원 될 자격이 아닌 사람이 출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공개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다 (공개)해서 같이 맞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개되지 않은 녹취록에는 “(김 당선자) 본인 스스로 ‘나 김형태가’라고 거론한 내용도 있다”며 “계속 밝혀나가겠다…자신 목소리가 아니라면 음성대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가장 고통스러웠던 점에 대해 “우리 애들을 너무 고생시켰던 것과 친정아버지가 또 자살을 한 것”이라며 “아버지가 이 사건을 다 알고 계셨다. 그런데도 (아버지 자살은 이 사건 때문에 자살한 것이) 아니라고 본인이 우긴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아버지가 딸을 키울 때, 남부럽지 않게 키웠는데 그 딸이 이렇게 망가져 가니 아버지 마음이 어떠셨겠느냐”며 “어떤 일이 있어도 본인이 사퇴를 하든지 어떤 제도적으로라도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형태 당선자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으며 “녹취록이 의도적으로 짜깁기 된 것”, “제수씨 측에서 말도 안되는 성추행을 주장하면서 1억2000만원을 4월 1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 요구해 왔다”이라는 반론을 폈다고 김현정 PD는 전했다.

김 당선자 측은 또한 “성추행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제수 씨는 자신과 가족에게 수천만원을 빌려간 뒤 돌려주지 않는 등 악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라며 “돈을 노린 거짓폭로”라고 반박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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