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포맥스가 노조결성절차에 돌입했다. 연합인포맥스 구성원들은 노조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2일 사원들을 대상으로 노조 설립 설명회를 열었다. 노조 준비위에서는 초대 노조 집행부를 구성하고 규약 등을 작성하게 되며 출범 시기는 4월 말~5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의 노조 결성은 연합뉴스에서 분사된 후 13여년 동안 노조가 없었던 만큼 사원들의 입장을 대변할 협의체가 필요했다는 점에 있지만, 그 원인은 최근 박노황 연합뉴스 전 상무가 연합인포맥스 사장에 내정되었다는 풍문 때문이다.

일단 박노황 전 상무에 대한 인포맥스 내부 분위기가 인색하다. 인포맥스의 한 구성원은 “그동안 3차례 사장이 바뀌었지만 내부에서 특별히 불만이 터져 나온 적은 없었다”며 “박 전 상무에 대한 연합뉴스 내부 평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달 18일 노조 파업 직후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원 사퇴의사를 밝히며 “나의 사퇴를 통해 노사 양측이 대화에 나서는 계기가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상무의 갑작스런 사퇴가 노조가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함이고, 이는 박 사장과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상무의 인포맥스 사장 내정설은 박정찬 사장이 박 전 상무의 ‘희생’에 대한 ‘배려’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연합뉴스와 인포맥스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 사원들 뿐 아니라 경영진에서도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인포맥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인포맥스의 한 구성원은 “박노황 상무가 박정찬 사장 대신 낙마한 만큼, (박 전 상무가 사장이 된다면)인포맥스를 살리는 경영진이 아니라 자리보전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9일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향후 사장 선임과 관련 임시 주주총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9일 주주총회에서 현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추가 선임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일단 현 경영진을 임시로 연임케 하고 추가로 임시 주총을 연다는 애매한 결정을 내려 이같은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합뉴스 사측에서는 연합인포맥스가 파업 중인 연합뉴스 노조와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분위기에 휩쓸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연합인포맥스 구성원들이 5일 사원총회를 열고 연합뉴스와의 사원협의체 건설을 이미 요구하면서 연합뉴스와의 공동대응 가능성의 문은 열린 상태다.

그러나 연합인포맥스 노조추진위 관계자는 “파업을 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노조 결성의 특별한 정치적 이유는 없다”며 “회사 창립 12년이 지나면서 회사가 모습을 갖춰 가고 구성원들의 노조 결성요구도 성숙해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원협의체 건설 요구는 향후 연합뉴스나 인포맥스, 연합뉴스TV 등 연합미디어그룹 차원에서 공동대응할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경영진을 제외한 상당수의 구성원들이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연합뉴스 노조는 9일 노보를 통해 “인포맥스 사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보낸다”며 “이들이 제안한 양사 사원 대표 협의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포맥스 구성원들이 정당한 노동의 권리를 보장받는데 필수적인 노동조합을 하루 빨리 설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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