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는 선거관리위원회를 선거간섭위원회라고 불렀는데 요새는 선관위를 ‘손관위’라고 부른답니다. 손수조 관리위원회”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선관위의 불분명한 방침을 비판하고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서울 은평을 지역구의 통합징보당-민주통합당 공동유세 현장에서 유 대표는 이처럼 비판했다.

이날 저녁 은평구 불광역 부근 공동유세현장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등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지지발언이나 연설은 하지 않고 선거유세 차량 아래에 서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는 타당의 선거유세 차량에 오르거나 타당 후보 지지연설을 하는 것이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유 대표는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아닌 지난 13일 행해진 부산 사상구 ‘박근혜-손수조 카퍼레이드’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의례적 행위에 해당하여 선거운동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주장한 것을 꼬집었다. 그는 “차 뚜껑 열고 당 대표와 같이 카퍼레이드 해도 괜찮다면서, 야권연대를 한 제1야당의 당대표가 왔는데 유세차 위에 올라오지도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연대라는 건 헌법에 보장된 정당 활동의 자유에 의해서 두 정당이 선택한 고도의 전략적 정치행위”라며 “서로 파트너가 된 정당의 대표들이 유세차 위에 올라가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쓸 데 없는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앞으로 불법선거운동과 선관위의 조치를 둘러싸고 각종 논란을 빚을 것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용인수지구 선관위는 ‘직무유기’ 논란에 놓였다. 29일 용인수지구 선관위에 따르면, 한선교 새누리당(용인병) 후보 측 회계책임자인 비서관이 지난 2011년 말 정책간담회 명목으로 노래방 등 유흥시설에서 세 차례에 걸쳐 1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측은 정치자금 위반혐의로 고발당했으나 용인수지구 선관위가 ‘서면경고’ 조치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선거법이 복잡해 선관위에서 선거법 해석과 적용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은평을 천호선 야권단일후보 유세차량에서의 연설이 끝난 후 이들은 은평구 불광시장에서 천 후보의 공동선거유세에 나섰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김광진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비롯한 민주통합당 측 인사들과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김재연 청년비례대표 후보, 서기호 비례대표 후보 등 통합진보당 측 인사들은 함께 불광시장을 돌며 천호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일행이 시장을 돌던 중 김광진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32)는 옆에 있던 통합진보당의 김재연 청년비례 후보(31)에게 “나를 뽑아달라고 (유세)하는 건 못할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을 뽑아달라고 하니까 할 만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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