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춘(MBC), 고봉순(KBS), 윤택남(YTN)이 어깨 걸고 일어섰다. 2008년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낙하산 사장과 보도공정성 훼손으로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이들 세 방송사가 공동전선을 형성한 것이다. 이들은 다음주 7일 MBC에서 공동투쟁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다.

2일 오후 7시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미디어 바로 세우기 무한행동 촛불문화제’는 그 전초전이다. 이 자리에는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과 김종욱 YTN 노조위원장, 장홍태 KBS 새노조 사무처장 등 방송 3사 노조 집행부와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등 언론노조 조합원, 시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부산일보 이호진 노조위원장도 영상으로 참여했다.

탁종렬 언론노조 조직쟁의실장은 이날 “공정보도 원칙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으나 따로 행동함으로서 낙하산 사장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 공투위를 구성해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싸움을 엄호하기 위해 언론노조 총파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혹한의 날씨지만 지난 4년간 더 추웠던 것은 이 땅의 민중과 진실”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이를 방치했던 것을 반성하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어 “저들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강도와 전술로 싸워나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3사는 공투위를 구성한 이후 대국민 선언문을 발표하고 대선 주자들에게 공정보도 등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김종욱 YTN 노조위원장은 “각 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투쟁에 나섰고 공정보도를 위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순회 촛불집회 등 함께 싸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1회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뉴스타파를 통해 투쟁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탁종렬 실장은 “우리에게는 뉴스타파라는 비밀병기가 있다”며 “싸움이 끝날 때까지 매일 방송하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혹한의 날씨에도 자리를 지키며 1시간여 동안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뉴스타파 상영회를 연 뒤 각 언론사 노조지도부의 발언이 이어졌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55년만의 한파라지만 우리의 마음은 따뜻하다”며 “10분짜리 뉴스데스크는 그 와중에도 편파방송을 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공중파가 보수 재집권의 불쏘시개 밖에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최근 언론보도가 뜸해져 우리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부산일보는 50일 넘게 출근 선전전을 벌이고 있으며 정수장학회가 있는 경향신문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며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적으로 정수장학회와 관계없다며 발뺌하지 말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욱 YTN 노조위원장은 “대선캠프 특보를 지낸 인사가 낙하산 사장으로 방송사에 와서는 안된다는 상식적인 주장이 해직으로 이어졌다”며 “킬러콘텐츠를 죽여버리고 공정방송을 파탄내버렸으며 해고자 복직을 막고 불투명한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배석규 YTN 사장에게 물러나라는 상식적인 요구도 사측은 엄정대응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홍태 KBS 새노조 사무처장은 “한꺼번에 모여 확실히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발언에 나선 노종면 YTN 해직기자(뉴스타파 앵커)는 “엄혹한 추위와 권력으로 우리의 어깨짓이 시작되고 있다”며 “뉴스타파도 함께 어깨짓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애리조나 프로젝트는 언론인 한 명을 죽일 수는 있어도 언론전체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를 징계하고 해직해도 진실을 지킬 것이라는 의지가 바로 뉴스타파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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