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쯤이었던 것 같다. 택시를 타고 가다 유리창이 검은 빛을 입혀 차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자가용 승용차가 지나가는 것을 봤다. 택시운전기사에게 “승용차 유리창을 저렇게 해도 단속에 걸리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원래 저렇게 하지 못하도록 돼 있었는데 정부가 법을 풀었다”는 대답이었다.대화도 토론도 없다 오직 저주뿐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지금 정부
‘재벌’이라는 말은 원래 일본사람들이 쓰던 말이다. 그것을 우리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같이 ‘재벌’로 불리지만 일본과 한국의 재벌은 하늘과 땅만큼 행태에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의 ‘게이단렝(經團連)’은 한국의 전경련(全經聯)과 같은 대기업 총수들의 모임으로, 그 회장은 ‘일본 재계의 총리’라고 불리기도 한다.언론 ‘권력 피라미드’ 정상부에10년전
언론개혁과 언론사 세무조사로 발칵 뒤집히기 전, 그러니까 작년에는 신문들이 이 나라를 ‘절망의 땅’으로 저주하기에 바빴다. 모국어가 무참하게 모욕당한 것도 58년 전인 1942년 일제가 조선어학회를 탄압한 뒤 처음 본 사건이었다. ‘영어공용어론’이 그 장본인이다.거대신문 ‘교원정년’ 여론에 귀막아지난해 조선일보는 사실상 영어공용어론을 전제로 하지않고는 이해
11년전 프랑스의 누벨 옵서바뜨와르신문이 발간한 1990년판이 화제가 됐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직업인’은 기자 50%, 정치인 46%, 텔레비젼 앵커 43%, 기업체 사장 21%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다. 프랑스에서도 언론매체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가장 책임감 없는 직업 ´국회의
양촌 권근(陽村 權近·1352~1409)은 고려말에서 조선초에 걸쳐 성리학(性理學)이 이 땅에 뿌리내리는 과정에 기여한 유학자였다. 그는 원래 고려의 신하였지만 조선왕조의 벼슬도 받아 두 왕조의 신하가 됐다.그는 이라는 저술에서 ‘소인(小人)’이라는 말 대신 ‘보통사람’이라는 뜻의 ‘중인(衆人)’이라는 말을 썼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현명하다고 생각해서
세계에서도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이상한 말들을 어깨 펴고 뻥뻥 터뜨리는 나라가 요즘 이 나라다. 그중에서도 김영삼씨의 말은 그 백과사전격이다. 그는 자민련 전당대회에 보낸 축사에서 말했다고 한다(10월 9일).“김대중씨 집권 3년반만에 이 나라는 완전히 망하게 됐다”고. 그는 4년전 이 나라를 실제로 망쳐놓은 집권자였다. 그러고도
조선왕조 5백년의 숨결이 녹아있는 정궁(正宮)의 이름을 ‘경복궁(景福宮)’이라고 지은 사람은 건국공신 정도전(鄭道傳·1337~1398)이었다. 태조 3년(1394) 먼저 종묘를 지은 다음 궁궐을 짓고, 이듬해 10월 태조 이성계는 정도전에게 궁의 이름을 지어 올리라고 명했다. 정도전은 의 유명한 귀절을 인용하면서 아뢰었다.“했아오니, 청컨대 새 궁궐 이름을
“정치는 만인의 창녀”이며, “애국은 지상최대의 범죄”라고 아돌프 아이히만은 처형되기 전 이스라엘의 옥중에서 쓴 수기에서 말했다.히틀러의 나치스독일 비밀경찰 게슈타포의 유대인문제 부사령관이었던 아이히만은 600만 유대인 학살을 총지휘했다. 독일이 패전하자 그는 아르헨티나로 탈출해서 숨어 살았지만, 1960년 이스라엘 정보요원에게 발각돼 이스라엘로 납치됐다.
“법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전 무죄요, 무전 유죄’라는 말도 있다.5년전인 1996년 2월 창원지법에서는 스물여덟살의 김모피고에게 5년형이 선고됐다. 그는 10대 여자의 자취방에 침입해서 유리조각으로 위협, 1400원을 빼앗아 특수강도죄로 구속기소됐었다. 4년전인 1997년 2월 27일 새벽 3시께 19세의 세차장 종업원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이 화나면 어떻게 되는가?아시아대륙 오지(奧地)의 산악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을 응징하고 길들이기 위해 미국은 채 20일도 안되는 눈 깜짝하는 사이에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집결시켰다. 지중해, 아라비아해, 인도양에 포진한 4개 항공모함 전단이 거느린 전함만 40여척에 전폭기 330대, 병력 2만5500여명에 이르고 있다.이 막강한 항모전
이회창 총재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이총재가 이렇게 말했다고 가정해보자.①“국가적 부도로 치욕적인 IMF관리체제로 전락한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이르러서는 할말을 잃는다.” ②“경제와 민생을 이 지경으로 만든 김영삼 정권이 언론사의 탈세와 비리를 눈감아줬다.” ③“우리도 (대북정책)기조는 포용정책이다. 30만톤의 쌀을 퍼주도록 하자
10년전 세계는 커다란 수수께끼 앞에 서 있었다. ‘냉전 이후’의 세계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이데올로기가 퇴색한 이제 사람들은 어떤 동기, 어떤 기준에 따라 행동할 것인가?새뮤얼 헌팅턴 교수(미국 하바드대학교)의 ‘문명충돌론’은 그런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의 하나로 8년전 제기된 것이었다.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지금 이슬람 근본주의운동의 한 갈래와 미국이 전면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쳐온 좀도둑 세 자매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보기 드문 도둑인 만큼 신문·방송들이 빠질세라 보도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세 자매가 붙잡히자 “인권탄압이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고. 그리고 세계의 인권단체들이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한국을 ‘인권탄압 감시대상’으로 점찍었다고.검찰이 6개 신문사(법인)와 사주
왕권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져 ‘수양대군 쿠데타’에 저항했던 여섯사람의 충신을 일컬어 역사는 ‘사육신’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사육신의 저항이 얼마나 처절했는지는 그들의 처자가 겪어야했던 참혹한 운명에서 드러난다.수양대군(세조)은 사육신의 처와 딸을 쿠데타의 공신들에게 나눠줘 종(婢)을 삼게 했다. 성삼문의 처와 딸은 박종우에게, 박팽년의 처는 정
혜강 최한기(惠岡 崔漢綺·1803~ 1877)는 서방세계와 그 문명에 눈뜨기 시작한 19세기 중반의 학자였다.그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각국의 정치를 설명하면서 “러시아(아라사)에서는 왕이 극도로 무도(無道)해도 왕의 잘못을 논란하는 자가 없다”고 했다. “군신(君臣)의 의리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러시아의 극단적인 전제정치가 19세기
부(富)와 권력을 한 몸에 지닌 신문사주 세 사람이 탈세와 횡령혐의로 구속·수감됐다(17일). 사실상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들아마도 쿠데타 정권의 ‘수괴’와 ‘종범’인 전두환, 노태우가 구속된 이래 최고의 권력자들이 구속된 것이다.그동안 30여년에 걸쳐 군사독재의 충복노릇을 했던 신문과 그 경영주와 종사자들은 ‘과거’를 반성한 적도, 청산한 적도 없었다.
흔히 ‘KKK’로 불리우는 미국의 비밀결사 ‘큐 클랙스 클랜’에 가입하려면 네가지 ‘신성한 의무’를 지키겠다고 선서(宣誓)해야 한다.“나는 천지간에 한 점 흠없는 재판관 앞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의 성스런 복음전도자에 맹세코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자발적으로 다음의 신성한 의무를 지킨다. 첫째, 정의, 인간성 및 헌법상의 자유는 우리 조상이 물려준 순수한 형태
한국에서는 김씨가 가장 큰 성(性)이라고 한다. 본관(本貫)으로는 경주, 안동, 강릉, 연안, 광산, 김해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김해 김씨는 가락국의 수로왕을 시조로 모시고 있다. 나머지 안동, 강릉, 연안, 광산 김씨는 모두 신라왕실의 후예라는 경주 김씨의 분파(分派)로 돼 있다. 경주 김씨의 시조, 다시 말해서 신라 김씨 왕계(王系)의 시조인 김알지(
“대한변호사협회는 부패한 기득권집단이다”누군가 이렇게 비난한다면 변협은 발칵 뒤집힐 것이다. 지난달 23일 변협이 채택·발표한 결의문은 구체적 사실을 지적함이 없이 “정부의 개혁이 실질적 법치주의에서 현저하게 후퇴했다”고 비난했다.구체적 내용없는 변협 결의문“정부가 힘의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에 의한 개혁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는 결의문 제2항은 정부가
31년전 영국의 런던대학에는 한국문학사를 강의하는 스킬런드 교수가 있었다. 서울에도 다녀간 일이 있는 한국문학사 학자였다. 그는 “한국인의 특징은 사대주의”라고 했다. 왕조시대 중국과의 외교관계에 대해 별다른 연구가 없었던 필자로서는 그다지 유쾌한 얘기도 아니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나쳐 버렸다.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발표로 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