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알턴은 말할 수 있는가?’ 사회적으로 억압당하고 사회 주류적인 사고방식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이야기할 언어조차 없는 피억압자들의 존재를 폭로하는 가야트리 스피박의 이 유명한 질문은 피억압 집단에 대한 기존의 모든 재현들을, 특히 거시적 사회구조에 대한 ‘거대서사’들을 시험대에 올린다. 우리가 ‘민중’, ‘인민’, ‘민족’ 등의 단어에서 떠올리는 이미지들에 여성, 소수민족, 유색인, 성소수자, 아동 등의 소수자 집단들은 들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누구의 삶, 누구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인가?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