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 한국공항 직원 돌연사 사건이 발생한 지 세 달 만에 또 다른 직원이 출근 직후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선 ‘또 과로 때문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공항 화물수출과 직원 임아무개씨(55)는 지난 2일 오후 2시30분 경 항공 화물 작업을 하는 장치장 미주 바운드 앞에서 동료들과 담배를 피고 난 뒤 작업장으로 들어가다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고 쓰러졌다.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한 임씨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사무실로 옮겨졌으나 구토를 수차례하는 등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인근 소...
고은 시인이 자신의 시집을 발행하는 영국 출판사를 통해 자신의 성폭력 가해 의혹을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은 지난 28일(현지 기준) 고은 시인의 시집 ‘만인보’ 영어판을 발행하는 출판사 블루덱스 북스(Bloodaxe Books)의 편집자 겸 전무 이사인 닐 애슬리(Neil Astley)로부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고씨의 성명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고씨는 이 성명서에서 “나는 최근에 나오고 있는 성추행 폭로 주장에 내 이름이 등장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나는 내 행동이 야기했을 지도 모를, 내...
대법관 역임 후 ‘공익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는 차한성 전 대법관(64·현 재단법인 동천 이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사건 3심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선임계를 제출한 변호인단 9명 중 6명이 서울중앙지법원장·부장판사 등을 거친 판사 출신 변호사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지난 26일 변호인선임계를 재판부에 일괄 제출했다. 차 전 대법관은 1심 때부터 사건을 수임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이름을 올렸다. 차 전 대법관은 2015년 6월부터 태평양이 설립한 공익재단법인 동천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당시...
초·중·고교 선생님들이 재직 동안 학생들에게 가한 성폭력이 고발되고 있다. 초·중·고교 교육 현장 내 위계에 따른 폭력 피해를 제보받는 ‘스쿨미투’ 게시판엔 제자를 대상으로 한 교사의 성폭력 고발글이 지난 2월28일부터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3일 ‘#선생님이왜오빠죠’ 해시태그를 단 익명의 글 작성자 A씨는 “2000년 ㄱㄴ ㅊㅁ고등학교 1학년0반 담임 ㄱㅎㄱ을 고발한다”며 “늦은 시간 학생에게 전화해 '오빠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전화를 끊지 않겠다는 행동을 했던 사람(이다). 그런 말을 하면 끊겠다고 하자 너는...
성별 및 위계에 따른 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MeToo’(미투·나는 고발한다) 운동이 초·중·고등 교육 현장에까지 확대됐다. 제보를 받는 SNS 페이지 운영자는 “교사와 관리자 간, 교사 간, 교사와 학생 간, 학생 간 등 학교 구성원 간에 수많은 성폭력 사건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피해자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글 게시자 A씨는 지난 2월28일 교육현장 성폭력 사건을 제보받는 페이스북 페이지 ‘스쿨미투’에 30년 전 남성 담임교사로부터 당한 강제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공산당에서 반대 의견 못내는 사람처럼… 무용계 분위기가 그렇다.” 십수년 동안 무용 안무 활동을 하고 있는 이인성씨(가명)는 연극계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문화예술인들의 ‘#MeToo’(미투·나는 고발한다) 운동 참여를 보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른 문화·예술계열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피해자가 쉽사리 피해 사실을 폭로할 수 없는 무용계의 구조적 여건 때문이다. 이씨는 자신이 직접 혹은 전해 들은 성폭력 사건만 3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한국무용·현대무용·발레 등 장르를 불문하고 저명한 교수들이 저지른 범죄로, 강제 추행부...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아산병원 사망 간호사의 동료 직원이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선생님들은 용기 내어 목소리를 높여달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자신을 ‘故 박선욱 간호사의 2017년 9월 입사동료’라 표현한 한 익명의 간호사 A씨는 28일 ‘故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은 우리 간호사 모두의 죽음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서울아산병원 인근 육교에 게시했다. 육교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주로 다니는 보행로로, 박 간호사를 추모하는 흰 리본이 수십개 달려 있다. A씨는 “매일 12시간 이상으로 ...
설치된 지 3시간 만에 병원 측에 의해 철거된 서울아산병원 사망 간호사 추모 리본이 철거 당일 재설치됐다. 동료 간호사들은 “태움은 폭력이다” “당신은 소중한 존재” 등의 추모인사를 리본에 적어 병원 인근 육교에 매달았다. 간호사연대 회원 수 명은 지난 27일 밤 9시 경부터 추모 리본을 다시 만들기 시작해 28일 새벽 1시경 까지 서울아산병원 인근 성내천에서 병원으로 향하는 육교에 리본을 매달았다. 간호사연대 회원들은 리본 위에 “박선생님, 오늘도 잘 버티셨어요” “아픔이 없는 그곳에서 부디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보석같은...
“기업은 뇌물 공여자나 강요 피해자 선택지라면 피해자가 되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박승길 변호사) ‘박근혜 전 정부 국정농단 사태’ 촉발의 시발점이자 본질이라 지목되는 774억 원 재단 출연금을 두고, 전 대통령 박근혜씨 측은 “기업은 강요 피해자가 아니”라며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아 경종을 울려서 경고하는 것도 우리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통령과 ‘밀실 독대’를 했던 재벌총수들의 입장과 정반대의 주장을 한 것이다. 박씨 측 변호인단은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
지난해 12월 출근 직후 돌연사한 대한항공 하청노동자를 둘러싸고 과로사 논란이 불거졌던 가운데, 업무량이 증가한만큼 인력을 고용하지 않는 ‘짜내기 경영’이 돌연사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소논문 ‘항공기 지상조업의 노동실태와 개선방향-한국공항(주)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한국공항이 작업을 맡은 항공편수는 2010년 14만3347편에서 2016년 18만4303편으로 28.5%(4만956편) 가량 증가했으나 현장노동자는 2913명에서 3160명으로 불과 7.5%(22...
법원이 ‘박근혜 전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최순실씨의 1심 판결문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권을 차단했다. 피고인 측의 판결문 공개 제한 요청을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한 중소 언론사의 박아무개 기자는 지난 1월엔 서울고등법원, 2월엔 서울중앙지법을 상대로 판결문 공개 제한을 취소하라는 행정심판을 연달아 제기했다. 판결문 사본 제공신청 제도를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2심 판결문, 최순실씨의 국...
검찰이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사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르면 3월 초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날로 모두 종료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 소환 일정을 조율하며 막판 ‘다지기’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검찰은 소환 조사보다는 그 이후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에 고심이 컸지만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다스 전무인 이시형씨가 검찰에 비공개 소...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MeToo(미투·나는 고발한다)’ 운동 참여가 확산돼가는 가운데, 남성 폭력피해자들의 고발 목소리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여성을 폭력 피해자로 상정하는 사회 통념이 강한 탓에, 미투운동에 동참하지 못하는 남성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9일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는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 동참글을 남기며 “우린 남자이기에 부끄럽지 않아도 된다고, 다 큰 남자새끼가 뭐 고작 이런 일로 힘들어해야 겠냐고 계속해서 정신을 다잡았다”면서 “모든 게 잘 끝났으니 ‘이제 신경쓰지 말자’...
일반 시민들은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사건 1심 판결문을 법원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한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가 판결문의 공개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 측의 판결문 비공개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부회장은 1심 선고가 나고 6일 뒤인 2017년 8월31일 ‘판결서 등 열람·복사 제한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누구든지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 또는 그 등본, 증거목록 또는 그 등본, 그 밖에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물건의 명칭·목록 또는 이에 해당하...
연출가 이윤택씨가 “법적 절차에 따라서 그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며 자신을 둘러싼 성폭력 가해 의혹을 일부 부인했으나 연극계 ‘미투(#MeToo)운동’ 참여자들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성폭행 피해 고발자만 2명, 성추행·성희롱 피해 고발자는 9명이다. 지난 19일 이윤택 연출의 사과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실명을 밝힌 배우 김지현씨는 13년 전 이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또한 ‘황토방 안마’로 알려진 이씨의 안마 요구를 받은 단원이다. 김씨는 2003년부터 2...
최근 검찰·문학·연극계 등에 불고 있는 ‘미투(#metoo) 운동’이 40세 이상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확산되는 데 대해, “(가해자) 대부분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거나 상당한 권력을 구축한 50대 이상 남성들”이라며 “‘위계에 의한 성폭력’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 ‘4050 여성들 잇단 미투 선언…늦은 고백? 묵혀온 고통이다’에서 40대 여성들이 과거 폭력 피해를 고백하는 상황에 대해 “‘내가 속한 조직에 피해가 갈까 봐’ ‘업계 내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오랫동안...
연출가 이윤택씨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성추행 및 성폭행 가해 의혹에 대해 “18년 가까이 관습적으로 진행된 아주 나쁜 행태라고 생각한다”면서 “안마에 대해서는 잘못을 통감하지만 성폭행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일 새로운 성폭력 피해 사실이 폭로되고 있는 연극계는 ‘#MeToo’(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에서 ‘#WithYou’(위드유·‘함께 싸우겠다’) 운동으로 진화되는 모양새다. 연출가 이윤택씨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공식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그 동안 나에게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
연극배우 이명행씨와 연출가 이윤택씨의 성폭력 사건 폭로 이후에도 연극계 성폭력 피해자들이 연이어 ‘#MeToo’(미투) 해시태그 연대 글을 온라인상에 게재하고 있다. 특히 ‘연극계 거장’이라 불린 이윤택씨의 성추행 가해 정황이 추가 폭로되면서 연극계 미투운동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6일 새벽 연출가 A씨는 자신의 SNS 계정에 “1999년 막내 단원일 때의 일”이라며 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글에 따르면 이씨는 밤마다 연차가 낮은 단원들의 안마를 받았고, 바지를 벗고 속옷차림으로 안마를 받으면서 생식기...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농성장을 방문한 김훈 작가가 뇌물공여 유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이 깊은 성찰을 통해 국민의 편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훈 작가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역 앞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861일 째 노숙농성을 이어온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농성장’을 최초 방문해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로 방문한 김 작가는 매주 1~2회 열리는 발언회인 ‘이어말하기’ 행사...
김정미씨(가명)는 공장에서 24시간 넘게 일하고 녹초로 귀가하는 남편을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봐왔다. 김씨는 그때마다 ‘왜 일을 그 정도로 많이 하느냐’고 화를 냈다. 김씨가 꺼낸 2016년 10월 월급명세서엔 남편 최완순씨(55·사망)가 8일 오전 8시30분부터 일을 시작해 다음날 오후 12시30분에 마친 증거가 남아 있다. 총 노동시간만 28시간에 야간근로 8시간이 포함돼있다. 김씨는 ‘당신이 회사 일을 다 하느냐’며 종종 핀잔도 줬다. 최씨가 일상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씨는 사망 직전 12주 동안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