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열풍을 다룬 13일 저녁 <100분 토론>이 화제다. 포털 인기 검색어를 휩쓴 것은 물론이고 14일 오전 내내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김 위원은 13일 MBC <100분 토론> ‘나꼼수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편에 출연해 나꼼수에 대해 “긍정적인 면은 작고,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판단한다”며 “풍자의 영역을 넓히고 정치사회적 소재를 확장시켰다는 것이 긍정적이지만, 부정적인 면은 사실관계에 대한 비판여론도 많고, 법률적 소송도 당하고 있다. 비평 대상도 편파적, 진보좌파 이해대상에 맞는 것으로 한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100분 토론에는 김 위원을 비롯해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출연해 격론을 벌였다.

김 위원은 토론에서 나꼼수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피부과 출입 언급에 대해 “피부과 갔다고 해서 나경원 인격살인해서는 안된다”며 “1억 피부과가 아니라 550만 원짜리 피부관리를 받은 만큼 비판해야 한다. 특급호텔 커피숍 가서 차 한잔마시는 것을 스위트룸 갔다고 왜 매도하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선관위에 디도스 공격을 가한 것이 아니라 내부소행 가능성’을 의심한 나꼼수 김어준 총수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진보좌파에서는 왜 헌법기관을 비난하느냐. 왜 헌법기관 내부소행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오도하느냐”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또 함께 출연한 패널들이 ‘기성언론이 이명박 정부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해 생긴 것이 나꼼수 현상’이라고 입을 모아 지적하자 “‘4대강 미화’, ‘이명박 치하 언론탄압’ ‘미디어악법’ 등 (여기 계신 분들이) 논리 전개에 있어서 많은 시청자 오도할 수 있는 수많은 잘못된 표현을 쓴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두고도 “하드웨어적으로 한국 인터넷 산업이 발달했지만 소프트웨어면에서 한국의 인터넷 문화는 경박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인터넷 문화가 선동과 매도일 뿐 본질적 문제제기가 없다”라며 “나꼼수를 잘 발전시키면 표현의 활성화와 풍자의 발전을 가져와 미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안된다. 이렇게 되면 경박한 소통문화를 낳아 가뜩이나 인성교육 받을 시간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나꼼수가 경박한 문화를 악화시키는데 기여할 우려가 있다”고 시종일관 일방적 주장을 폈다.

이를 두고 출연자인 정청래 전 민주당 국회의원은 “그렇게 나꼼수가 부러우면 중앙일보도 만들면 되지 않느냐. 너꼼수, 너꼽살 식으로”라고 꼬집었다.

정 전 의원은 나꼼수 현상을 낳은 배경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 조중동 비롯한 보수수구언론 등 언론 제역할 못했기 때문이다. MBN 여론조사에서 나꼼수를 믿는다는 응답이 70%였고, 조중동을 믿든다는 응답은 17.7%에 불과했다. 조중동이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나꼼수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한 해를 규정짓는 사자성어로 진실을 숨기려해도 드러난다는 뜻의 ‘장두노미’를 소개하면서 “2010년 누리꾼들이 뽑은 것은 ‘명박상득’이었다. 나꼼수가 인기있는 이유는 이명박 정권 치하에서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는 쓸쓸하고 외로운 영혼들을 위로하는 한판의 씻김굿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조중동은 나꼼수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 2008년 촛불시위 때 시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꼰대 정신’이었다. 젊은이들과 진보 무시하는 것이 이 정신의 핵심이다. 김진 위원의 말은 나꼼수를 더 좋아하게 만들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조중동매 종편의 개국 이후 TNMS 시청률 조사결과 0.3%대인 것을 들어 “애국가 시청률이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형광등 100개 아우라’라는 표현을 쓴 방송을 갖고 방송 하고, ‘꼰대정신’ 탈출 못하면 절대 나꼼수를 못이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진 중앙 논설위원은 “조중동도 선관위디도스와 내곡동 문제에 있어 나꼼수 못지 않게 비판했다”며 “이상한 통계자료 들이대면서 우리에게 꼰대정신이라고 주장하는데 나꼼수야 말로 꼼수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지난 2008년 촛불시위를 두고 “촛불난동”이라는 표현을 쓰며, 당시 거리가 무법천지이자 해방구, 불법 폭력이 난무한 면은 왜 나꼼수가 언급하지 않느냐며 “왜 곽노현 교육감 사건과 안철수 교수는 언급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나꼼수에 대해 토론하려면 적어도 나꼼수 방송을 상당부분 듣고 와야 한다”며 “이미 나꼼수 17회 때 곽노현 교육감 문제를, 18회 때는 각하(이명박 대통령)과 곽노현 문제를 방송했다. 안철수 원장 문제도 다뤘다. 안철수의 멘토인 박경철 교수도 출연했었다. 방송한 것은 분명하다. 조중동이 자신들의 프레임대로 곽노현, 안철수 문제에 대한 주장을 펴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꼼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교수는 또한 ‘인터넷이 경박하고 선동과 매도 뿐’이라는 김진 위원의 주장에 대해 “거친 표현 쓰는 것은 김 위원 역시 마찬가지”라며 “나꼼수가 등장한 주요 특징은 현재의 언론 환경탓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용민 전 교수가 ‘정부의 언론장악 꼼수 덕에 나꼼수 성장했다’고 말한 것을 들어 “진실성이 있는 말이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나꼼수는 계속될 것”이라며 “기성언론이 정부 권력을 얼마나 충실하게 감시 비판했느냐.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그보다 나꼼수가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 역할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한다면 나꼼수에 대한 지지는 더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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