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보도로 인해 대규모 시민들이 운집하는 취재현장에서 기자들이 쫓겨나고 있는 MBC가 내부에서는 보직 간부들에게 무더기 해외연수 등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7일 MBC와 MBC 노조에 따르면 MBC가 보직 간부들에게 ‘연수’라는 명목으로 이달 중 해외에 보낼 계획을 세웠다. MBC는 해를 넘기기 전인 이 달 안에 165명의 보직 간부들에게 전 세계 15개 지역으로 6박7일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도록 했다.

MBC는 보직간부들의 상반기 보직간부 해외 연수에 이어 지난 10월부터 ‘천지개벽 연수’라는 명목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며, 이 연수가 채 끝나기도 전에 또 다시 ‘조직리더 천지개벽 연수’를 추진한 것이라고 MBC 인재개발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번 간부 대상 해외연수에 들어갈 예산은 모두 11억6000만 원 정도로, 지난 10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천지개벽 연수’(일반 사원 포함해 480명)의 연수 예산(14억4000만 원)에 비교할 때 규모도 크다고 MBC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적했다.

7일 발표한 성명에서 “김재철 사장의 선심 쓰기가 도를 넘고 있다”며 “올해 예상되는 회사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사가 막판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작은 니모를 찾아서’라는 한 달짜리 외유성 연수도 급조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는 이 연수에 대해 각 본부별로 5명씩 모두 6개조, 30명을 개발도상국에 내보내는 것이며, 연수의 취지는 히든 마켓 발굴이라고 전했다. 이 연수에는 3억6700만 원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될 예정이라고 노조는 전했다.

이밖에도 김재철 MBC 사장이 올해 사원들의 1년짜리 해외장기 연수 대상자 수는 지난해보다 줄였지만, 연수 예산은 되레 대폭 늘린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MBC 노조는 “1년짜리 해외연수 대신 3개월이나 6개월짜리 단기연수를 늘려 수혜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김 사장의 뇌리 속에 ‘연수’란 ‘관광’이나 ‘여행’과 동의어인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바로 이런 인식이 연말에 보직 간부들에 대한 시혜성 외유 일정을 자꾸 만들어내는 배경”이라며 “김 사장의 사고나 행동거지가 old-fashion이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MBC 뉴스의 극심한 편파·축소 보도로 취재현장에서는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쫓겨나다 못해 두들겨 맞는 일까지 생기고 있는 위기상황에서 정작 MBC 내부에선 영업이익이 많이 났다고 흥청망청 돈잔치를 벌이려는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MBC 노조는 “지금은 진짜 MBC의 위기에 대처해야할 시점”이라며 “우리 뉴스가 심각한 정치적 편향성을 띠면서 기자들은 취재현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그런데 MBC에서는 보직자들의 외유에 수차례 수십억 원을 흥청망청 쓰며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MBC 노조는 “마치 멸망하기 직전 매일 밤 잔치판을 벌이던 로마를 보는 것 같아 목불인견”이라며 “MBC 간부 중 사장에게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이 더욱 슬픈 비극이다. 김재철 사장은 당신들만의 돈잔치를 당장 걷어치워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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