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한미 FTA 취재현장에서 쫓겨나는 것을 넘어 시위대에 얻어맞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MBC 뉴스와 수뇌부를 비판했던 이성재 카메라 기자는 당시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정권이 바뀌고 수뇌부가 물러나도 우리가 기록한 역사와 기록하지 않은 역사가 늘 우리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힐까 두려웠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여전히 취재현장에서의 외면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과격한 시민의 경우 우리 선배의 눈을 찌르고 복부를 때린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여름 반값 등록금 집회 때부터 MBC에 대한 태도가 안 좋았던 시민과 시위대가 이번 한미FTA 반대 집회 땐 쫓아내고, 때리는 지경까지 됐다”며 “우리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정권이 바뀌어 수뇌부 물러나도 우리가 기록하지 않은 역사들이 늘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그런데 정작 수뇌부들은 이런 현실을 알기나 하는지, 알고도 모른체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 기자는 한미 FTA 비준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MBC를 조중동과 같이 치부하는 상황에 대해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FTA 반대시위 현장에서 MBC 뉴스를 매도하듯 비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그 심각성을 보도국 수뇌부들이 모르고 있다. 현장에서 쫓겨나고 외면받을 정도이면 다른 시청자분들은 MBC뉴스를 더 심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애초 이 기자가 처음 글을 올린 곳은 보도본부 게시판이었으나 글을 본 문철호 보도국장이 영상취재부장을 불러 질책하고, 부장은 이 기자에게 글을 내리라고 해 결국 글은 MBC 인트라넷 자유발언대(전 사원이 쓰는 내부게시판)로 옮겨졌다. 이성재 기자는 “사건 다음 날 영상기자회장이 보도국장에 항의해 국장이 곧 사과했다고 한다”며 “불특정 다수에 공개한 글도 아닌 내부게시판에 쓴 글조차 못쓰게 하니 어이가 없고, 참담했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