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지상파 방송사인 KBS와 MBC 내부가 들썩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오는 26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KBS 새 노조(언론노조 KBS본부)도 김인규 사장 퇴진투쟁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MBC 노조는 지난 19일 임시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를 열어 오는 26일 ‘2010 임단협 쟁취와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서울 MBC 뿐 아니라 전국 19개 지역MBC 지부장들이 참석한 이날 중집에서 위원들은 △공정방송을 보장할 수 있는 단협 쟁취 뿐 아니라 △김재철 사장 재임 2년간 망가진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 확보에 합의하고 파업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20일 MBC가 광우병 편을 만든 <PD수첩> 제작진에 중징계를 내린 행위를 두고 MBC 공정성 훼손의 상징적 사태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19개 계열사 노사합의사항을 본사에서 존중할 수 있는 경영자율성 확보 방안도 주된 요구사항이다. MBC 노조는 현재 해지된 단협 관련 협상이 끝나는 오는 22일 대의원 간담회를 열어 총파업 조합방침을 통보할 예정이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20일 “공정방송 조항이 담긴 단체협약의 쟁취가 이번 파업의 목표”라며 “적어도 이런 장치가 마련되면 김재철 사장이 2년간 망친 공영방송 MBC를 정상화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KBS 새노조도 최근 김인규 사장이 친일·독재방송 책임자 길환영 콘텐츠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21일부터 일주일간 ‘김인규 사장 2년 평가’를 위한 전조합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지난 19일 결정했다.

새노조는 조합설문조사 결과 불신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면 불신임투표에 나설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총파업으로 이어질 공산도 없지 않다. 엄경철 KBS 새노조위원장은 “김 사장의 2년 평가를 묻고, 그 반응에 따라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의견이 모아지는 결과에 따라 파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엄경철 위원장은 “KBS 시사교양프로그램의 퇴행과 편파·정권홍보 프로그램의 최종 책임자이자, 88% 불신임을 받은 인사를 임명한 것은 공정방송위원회 활동 선언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제는 김인규 사장 평가로 갈 수 밖에 없고, 이는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 새노조는 MBC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연대할 뜻도 내비쳤다. 엄경철 위원장은 “억지로 우리 대응을 MBC 상황에 맞추지는 않겠지만 MBC노조의 투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