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에 맞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본격적인 주민투표 저지 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이번 주민투표가 “오세훈 시장의 대권행보를 위해 기획된 관제 투표”라며 투표불참 캠페인 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부자아이 가난한아이 편가르는 나쁜투표 거부 시민운동본부(운동본부)’는 4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발족식을 열어 “오세훈 시장의 대권 행보를 위해 민주주의 제도를 악용한 이번 무상급식 투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투표거부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족식에는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고봉균 창조한국당 사무총장,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박무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등 야 5당 인사들과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등 서울시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배옥병 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우리 사회가 밥 굶는 아이들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10년 동안 이 일을 해왔다”면서 “아이들 밥 먹이자는 일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이상수 상임대표는 “오 시장이 강행하려고 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반민주적이고 반교육적인 주민투표이자 사실상 시장이 주도하는 관제 투표”라면서 “아이들의 밥숟가락을 볼모로 대권놀음에 (주민투표를) 이용하는 오 시장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호 상임대표도 “소득으로 상위 50%와 하위 50%를 가르겠다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를 반으로 가르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뻔하다”고 지적했다.

   
배옥병 상임대표는 발언을 통해 빈부에 구별없이 교과서를 지급하듯 차별없는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인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혜적인 무료급식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인영 최고위원은 “이번 주민투표는 나쁜 시장과 선량한 서울시민의 대결”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주민투표는 명백한 정략투표이자 관제투표”라고 말했다. 권영길 원내대표도 “조건 없는 무상급식은 정의”라며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는 대세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발족선언문에서 “오세훈 시장의 불법·관제·혈세낭비 나쁜 투표를 단호히 거부하며 투표율 33.3%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투표불참 캠페인을 벌이는 등 착한 투표거부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서울 25개의 구에 지역 운동본부 구성이 완료되는 다음 주부터 지역구별로 본격적인 투표거부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또 안내 책자 발간, 시민 감시단 운영, 문화제 등을 통해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운동본부 측은 전했다.

운동본부는 야 5당과 참여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등 216개(8월 3일 기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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