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전격 사의를 표명한 김재철 MBC 사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연기됐다.

방문진 측은 이날 오후 5시 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의 사표 수리 또는 반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야당 추천 이사들(고진, 정상모, 한상혁)의 불참, 김 사장 진의 파악 필요성 등의 이유로 오는 8월 1일(월요일) 오전 10시 이사회를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는 여당 이사들조차 제때 오지 않아 1시간 늦은 6시에 열렸고, 15분만에 회의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진 최창영 사무처장은 "이사들은 김재철 사장의 진의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주말 동안 김 사장의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파악한 후, 1일 이사회에서 MBC 지역사 광역화 문제가 사장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질 문제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방문진은 김 사장의 사표 제출 직후 1일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이사들에게 통보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경 갑작스럽게 일정을 바꾸었고, 이에 야당 이사들은 “연락되지 않는 이사(한상혁)가 있어 절차상 문제가 있다", “김 사장의 복귀 명분을 주기 위해 서둘러 소집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며 불참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일 이사회에서 사표가 반려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6명의 여당 이사들과 방문진 측은 사표 수리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MBC 경영진의 움직임도 변수다. MBC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재철 사장이 그만둘 경우 자신들의 자리보전도 어려울 것을 우려한 경영진들은 사표를 무효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며 "일부 임원들은 방문진으로 달려가 김 사장의 사표제출이 단순한 항의의 뜻이라며 본인의 진의가 아니라고 역설하고 다녔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그러나 사표를 즉각 수리해야 하며 만일 반려할 경우 총파업 등 전면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김재철 사장의 거듭된 전횡과 폭력적 경영으로 인해 현재 MBC는 김 사장이 스스로 떠나지 않으면 온 구성원들이 궐기해 결국 쫓아낼 수밖에 없는 폭발 직전의 화산과 같다”며 “방문진은 김재철 사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해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재철 사장은 29일 오전 11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창원 MBC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한 항의의 뜻”이라며 방문진에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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