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민의 동의없이 KBS 수신료 인상안을 28일 오후 날치기로 강행처리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이 반드시 막겠다며 실력저지 의사를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KBS가 친일파 백선엽 영웅만들기 방송을 강행한데다 여야가 참석한 KBS 토론회에서도 사실상 KBS의 공정성 문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받는 등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할 여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밀어붙이는 것이어서 극심한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27일 민주당 문방위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예정된 문방위 전체회의 의안에 KBS 수신료 인상안을 포함시켰다. 민주당은 여야가 KBS 수신료 인상의 선결조건 등이 충분히 논의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문방위원장이 전체회의 처리 안건에 올린 것인 만큼 당차원에서 막겠다는 입장이다.

김재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27일 밤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아무런 협의없이 문방위원장이 KBS 수신료 인상안을 일방적으로 올렸다”며 “문방위원장측은 왜 올렸느냐고 항의했더니 원래부터 올라와있던 것을 다시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밤 독립운동단체들의 숱한 반대에도 KBS가 방송을 강행한 백선엽 다큐 <전쟁과 군인> 1부
 
김 간사는 “이는 민주당이 제시한 KBS의 선결조건 중 어느것 하나 해결된 것도 없고, 여야간 논의가 필요한 지배구조 문제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전체회의에 수신료 인상안을 올린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날치기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므로  ‘민주당이 국민의 이름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간사는 “문방위 차원이 아닌 당 차원에서 실력저지할 것”이라며 “선결조건 이행이 안됐을 뿐 아니라 친일전력이 있는 백선엽씨를 전쟁영웅으로 만든 방송을 내보낸 KBS에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신력있고 객관적인 여론조사 기관에서 국민의 70% 이상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모르겠으나 국민들의 여론은 그렇지 않다”며 “서민경제가 정말 어렵다. 눈물겨운 서민들보다 KBS 형편이 어렵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8일 오전 예정된 미디어렙 관련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한 뒤 오후엔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이 나와 전체회의를 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김 간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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