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출신 국회의원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절반에 이르는 의원은 1억 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 재산 증식 수단은 예금 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기댄 경우가 많았다. 강남·서초·분당·용인 등 이른바 '부동산가격급등지역'에 토지와 건물을 갖고 있는 의원도 70%에 달했다.

4·27 재보궐선거를 앞둔 현재 국회의원 수는 정수에서 3명 모자란 296명이며 이 가운데 언론인 출신은 지역구·전국구 의원을 합쳐 모두 31명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 변동 내역을 보면 31명 가운데 21명에게서 '재산 증가'가 있었다.

▷31명 중 21명 재산 늘어…10명은 1억 원 이상 ↑

경인방송 대표이사 회장을 지낸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이 3억3000만 원을 기록해 가장 많이 재산을 늘렸고 같은 당 김효재·이경재·전여옥·진성호 의원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상 2억∼3억 원), 민주당 박병석·박영선 의원, 한나라당 이윤성·최경환 의원(이상 1억∼2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의 등락이 의원들 재산 증감에 변수로 작용했다. 1억 원 이상 재산을 불린 의원 가운데 김효재·박상은·이경재·이윤성·전여옥·진성호·최경환(이상 한나라당)·박병석·박영선(이상 민주당)·박선영(이상 자유선진당) 의원이 모두 부동산 덕을 봤다.

반대로 자유선진당 변웅전·류근찬 의원,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전체 재산이 감소했다. 바꿔 말해 부동산은 의원들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았다.'

 

국회의원 소속 재산총액 증감내역 출신언론사 
강승규 한나라당 9억8905만 원 5480만 원 경향신문
고흥길 한나라당 15억6146만 원  8535만 원  중앙일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12억2425만 원 6113만 원  서울신문 
김창수 자유선진당  1억566만 원  -5039만 원  조선일보 
김형오  한나라당  17억264만 원  484만 원  동아일보 
김효재 한나라당  15억6761만 원  2억3486만 원  조선일보 
남경필  한나라당  36억7590만 원  -1284만 원  경인일보 
류근찬 자유선진당  6억4658만 원  -3698만 원  KBS 
문학진  민주당  6억7971만 원  -3730만 원  한겨레
박병석  민주당  32억102만 원  1억4677만 원  중앙일보 
박상은 한나라당 55억9947만 원  3억3035만 원  경인방송
박선영  자유선진당 11억9349만 원  2억2800만 원  MBC 
박영선  민주당  27억7543만 원  1억7912만 원  MBC
변웅전 자유선진당  17억8905만 원  -8억2381만 원  MBC 
신성범  한나라당  4억4832만 원  2021만 원 KBS 
심재철  한나라당  61억2629만 원  -1억8523만 원  MBC 
안형환 한나라당  9억4293만 원  -802만 원  KBS 
유정현  한나라당  29억8340만 원  714만 원  SBS
이경재  한나라당  16억5827만 원  2억6548만 원  동아일보 
이낙연  민주당  12억4827만 원  -3993만 원  동아일보 
이윤성 한나라당  17억7129만 원  1억5320만 원  KBS
장세환  민주당  8억7325만 원  1469만 원  한겨레 
전여옥  한나라당 50억6071만 원  2억7173만 원  KBS 
진성호  한나라당  12억4428만 원  2억4309만 원  조선일보 
최경환  한나라당  49억3541만 원  1억1005만 원  한국경제신문
최구식  한나라당  7억8703만 원  6034만 원  조선일보 
최문순  민주당  14억5063만 원  5894만 원  MBC 
한선교  한나라당  17억7583만 원  -7820만 원  SBS 
허원제  한나라당  68억75만 원  -6억5865만 원  국제신문 
홍사덕  한나라당  4억2557만 원  1215만 원  중앙일보 
홍정욱  한나라당  20억8164만 원  -1억7469만 원  헤럴드미디어 

 

▷재산 증감 요인은 '부동산'…의원 상당수 '버블세븐지역'에 건물 소유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신사동에 소유한 연립주택·사무실 가격이 오르면서 2억8000만 원 소득을 올렸고 인천 강화군, 강원 원주시 등지에 본인과 배우자가 보유한 임야에서도 골고루 늘어난 지대를 거뒀다. 전체 재산이 56억 원에 육박하는 박 의원은 갖고 있는 토지와 건물가 총액만 48억 원에 이른다.

조선일보 출신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중구 신당동 등지의 본인 소유 아파트를 포함해 배우자와 장녀가 중구 신당동, 성북구 하월곡동에 갖고 있는 아파트 5채에서 6억 원에 이르는 부동산 가격 인상 소득을 누렸다.

KBS 출신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배우자가 1억 원 넘는 강원 강릉시 대지를 상속받아 토지소득만 종전 2100만원에서 1억2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건물 소득도 늘었다. 본인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는 6억7800만 원에서 8억800만 원으로 공시지가가 1억3000만 원 뛰었고, 배우자가 서울 영등포구에 소유한 아파트는 종전 7억 원에서 7억8000만 원으로 올랐다.

중앙일보 출신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전체 재산이 종전 30억5424만 원에서 32억102만 원으로 1억4700만 원 정도 늘었는데,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에 소유한 아파트를 포함해 대전 서구 관저동 토지와 충북 제천의 대지·임야 등 각지의 부동산 가격이 오른 데 힘입었다. 동아일보 출신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에서만 1억6000만 원 공시지가 인상소득을 얻었다.

국제신문·부산일보·경향신문·KBS·SBS를 두루 거친 허원제 한나라당 의원은 전체 재산이 줄었지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본인 소유 아파트가 12억8800만 원에서 14억9600만 원으로 오르고 부산진구 아파트 전세비가 1억6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랐으며 부산진구에 1억 원 가까이 이르는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하는 등 부동산 차액만 3억5000만 원을 거뒀다.

MBC 아나운서 출신 변웅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부동산 공시지가가 떨어져 전체 재산이 줄어든 경우다. 변 의원의 경우 경기도 광주와 충남 예산·아산 등지에 본인과 배우자가 갖고 있는 임야와 밭의 가격이 조금씩 늘었지만, 변 의원 본인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연립주택과 서울 성동구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  5억 원 이상 손해를 봤다.

▷박상은·심재철·전여옥·허원제 '50억대 이상 부자'…눈길 끄는 재산목록도

무엇보다 언론인 출신 의원 22명이 지역구와 무관하게 '버블세븐'으로 지목된 강남·서초·분당·용인 등지에 토지와 건물을 갖고 있어 이재에 어둡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전체 31명 가운데 70%에 이르는 수치다.

재산 증감과 관계없이 의원들 평균자산은 10억 원대를 기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10억 원에서 20억 원 사이 재산을 보유한 의원이 12명이고 그 이상 자산가는 10명, 그 이하는 9명으로 나타났다.

허원제 의원이 68억 원을 신고해 가장 많은 재산을 기록했고 심재철(61억2600만 원), 박상은(56억 원), 전여옥(50억6000만원), 최경환(49억3500만 원) 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자 '부동산부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조선일보 출신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총 재산 1억500만 원을 신고해 '가장 가난한' 축에 속했다.

허 의원은 본인과 가족이 소유한 유가증권 액수가 "주식 가격 하락"으로 54억282만 원에서 44억3563만 원으로 떨어졌다고 신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락 폭만 9억 원 이상인데, 종전가·현재가가 40∼50억대 이른 점을 감안하면 '주식부자'로 손색없는 면모를 보인 셈이다.

허 의원은 김덕기 화백의 '어느 풍성한 가을날'을 본인 소유 예술품으로 소지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시가 650만 원에 상당한다. SBS 출신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배우자에게 600만 원 짜리 다이아몬드 1캐럿이 있다고 신고했다. 역시 SBS 출신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3000만 원 상당의 유가증권 가운데 iMBC 4200주가 포함됐다고 신고했다.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회원권을 재산목록에 포함시킨 의원도 있었다. MBC 출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1800만 원에 이르는 용평그린피아 콘도미니엄 회원권이 있다고 밝혔고 중앙일보 출신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보광휘닉스파크 콘도미니엄 회원권이 종전 900만원에서 1580만원으로 늘었다고 신고했다.

박상은 의원도 시가 1500만 원에 상당하는 용평리조트빌라콘도와 4억5000만 원에 이르는 골프장 회원권을 신고했고 변웅전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각기 1억7000만 원, 3000만 원에 이르는 골프장 회원권을 재산목록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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