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2008년 2월 인사청문회 당시 투기 의혹을 부인하며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고 밝힌 대형 주상복합아파트를 최근 5억원의 전세금을 받고 임대를 준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청문회 답변은 거짓이 된 셈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28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정 장관은 경기도 산본의 자신의 집을 놔두고 서울 남산자락의 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아 전세대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5억원짜리 전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주택 정책의 총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국토부 장관이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 투기용으로 주택을 구입한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며 정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지금 경기도 산본의 158㎡(48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 장관은 2007년 12월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195㎡(59평형) ㄴ주상복합 아파트를 13억3000여만원에 분양받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완공됐지만, 정 장관은 입주하지 않다가 11월 5억원의 전세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 동아일보 3월1일자 8면.
   
▲ 한겨레 3월1일자 2면.
 
정 장관은 2008년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신고한 재산이 7억8000만원에 불과한데 어떻게 13억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느냐”고 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조금 무리라는 생각도 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등을 처분해 도심에 들어와서 살겠다”며 실거주 목적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강기갑 의원은 “전세대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데 왜 (정 장관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했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도심에서 살 생각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장관직을 맡게 되면서) 현재 살고 있는 산본 아파트가 과천 청사로 출퇴근하기에 훨씬 편리해 불가피하게 전세를 주게 됐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부덕한 일이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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