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블랙리스트 의혹제기로 KBS로부터 피소돼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최근 KBS측 지인으로부터 (사과와 소취하를 하는 것을 전제로) 기자회견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29일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김씨는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과 단독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먼저 사과하고 소취하를 하면 김씨도 사과하면 안되겠냐고 제의해 이뤄지면 마무리지으려는데 김씨가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입장과 관련해 "나는 KBS측에 'KBS가 조건없이 소취하를 하면, 그러면 그 뒤에 내가 알아서 하면 된다, 아무리 (내게 소송을 걸었어도) 내 친정인데 어떻게 하겠느냐, 마무리는 나를 믿으라'고 했다"며 "그런데 (KBS측에서) 기자회견까지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몇주 전엔가 KBS 보도국 쪽 사람의 지인을 통해 내게 그렇게 얘기했다"며 "하지만 (많은 관심을 가져온 기자들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보고를 안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사태의 마무리를 하는 것은 KBS가 내게 믿고 맡겨야 하고, 먼저 (소송을) 시작했으면 그에 맞는 수위조절은 내가 하면 된다. KBS가 내게 어떻게 하라, 말라 한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통화기록 조회에 대해 김씨는 "(통화내역 조회를) 했다고 하지 않고, (하기 전에) 하겠다고만 했었다"며 "경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 'KBS 블랙리스트' 의혹제기로 KBS로부터 피소돼 네번째 경찰조사를 받으러 나온 방송인 김미화 씨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씨는 "통화내역 조회를 진짜로 할 줄은 전혀 몰랐다"며 "지인들한테 연락이 와서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황했다"며 "굉장히 답답하기도 했고, 항의도 많이 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수사의 방향이 KBS에 유무형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여부 보다 누가 김씨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색출하는 쪽으로 바뀐 것과 관련해 지난 8월 경찰의 수사방향이 마무리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로 다시 발설자 색출로 바뀐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8월 중순께 경찰이 우리 변호사에게 의견서를 내라고 재촉해서 의견서를 낸 적이 있다. 그땐 의견서 낸다는 게 '경찰이 양쪽 변호사 의견을 받아 종결하겠다'는 의미인줄 알았다"며 "그런데 곧 다시 연락이 왔다. 경찰이 '위(경찰내부)에서 최초 발설자를 찾아내라는 요구가 왔다'면서 사건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끌고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당시 사건이 마무리지어지려다가 경찰이 다시 수사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자신이 블랙리스트로 지목된 <다큐 3일> 관련 심의평 및 임원회의결정사항과 관련해 "지난 4월 새 노조가 내 내레이션에 대한 심의평을 한 것을 보고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길래 다음날 내가 바로 이정봉 보도본부장을 직접 찾아가서 오해를 풀어달라고까지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김씨는 당시 면담에 대해 "나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과 같다' '나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게 웬일이냐'는 등의 말을 했고, 본부장은 '평상적인 심의평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임원회의에서 말한 것일 뿐이다, 김미화씨가 억울하게 됐는데 걱정하지 말라, 별거 아니다'라고 답했다"며 "나는 그래서 오해가 풀어질 줄 알고 믿었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새 노조가 노보에 임원회의 결정사항을 사진까지 찍어서 냈다. 그걸 보고 나는 절망했다. 본부장의 다짐과 노조의 의혹 가운데 나는 어떤 것을 믿어야 겠느냐"고 개탄했다.

김씨는 "그런데 그 얘기를 7월 초에도 (연예가중계 작가에게서) 들은 것"이라며 "그것을 보고 '세월이 흘렀는데도 김미화 출연금지 문건을 머릿속에 갖고 있구나'라고 생각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김씨는 <다큐 3일>의 심의평과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문건이 갖는 무게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내가 출연했던 '다큐 3일' 관련 심의평은 따로있다. 거기엔 '발음과 호흡이 부적절했다'는 내용 뿐이다. 하지만 임원회의 결정사항으로 내려온 문건에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연예인에 대한 게이트키핑이 되고 있는지 의문임'이라고 지목돼있다. 한 프로그램의 진행자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느냐. 발음과 호흡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문제가 없겠지만 '임원회의 결정사항'으로 나를 그렇게 낙인찍은 것은 처음 봤다."

김씨는 "그 문건은 김미화가 아니라 어떤 연예인이라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출연시켜서는 안된다는 지침서라는 것"이라며 "그 연예인이 누구냐고 했을 때 김인규 KBS 사장은 국감장에서 김미화라고 지목했다. 회사에서 사장이 그렇게 말했는데 누가 날 쓰겠느냐"고 말했다.

김씨는 KBS에 대해 ""하루빨리 고소를 취하해야 옳다. KBS는 명색이 내가 한 분야에 평생 바쳐 일한 회사인데 내게 이럴 수 있나"며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거론해 연예인 이미지를 완벽하게 흐트러트린 직원을 탓할 일이지, 그런 말을 보고 놀란 연예인이 무슨 잘못인가"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기자회견하지 말라고까지 했겠느냐,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우리는 홍보실 차원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주간은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김씨에게 '만나서 오해가 있으면 풀고, 우리가 소취하하고 사과할테니 김씨가 트위터에 유감이라도 표해달라'는 일괄타결을 제안했더니 김씨가 안만나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그리고나서 경찰에 와서는 KBS가 사과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해 황당했다. 이현숙 작가가 참고인 조사에서 다 말하니 김씨가 언론플레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방송인 김미화씨와 29일 오후 나눈 일문일답 요지이다.

-경찰이 김미화씨의 통화기록 뒤졌다는 통보를 했나.
"(통화내역 조회를) 했다고 한 적은 없고, 하겠다고만 했었다."

-그러면 어떻게 알았나.
"전혀 몰랐다. 실제로 할 줄도 몰랐다. 지인들한테 연락이 와서 알았다."

-경찰은 무슨 근거로 조회했다고 했나.
"경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통화기록까지 조회하면서 발설자 색출에 나선 이유는 뭐라고 보나.
"8월 중순께 경찰이 우리 변호사에게 의견서를 내라고 재촉해서 의견서를 낸 적이 있다. 그땐 의견서 낸다는 게 '경찰이 양쪽 변호사 의견을 받아 종결하겠다'는 의미인줄 알았다. 그런데 곧 다시 연락이 왔다. 경찰이 '위(경찰내부)에서 최초 발설자를 찾아내라는 요구가 왔다'면서 사건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끌고 온 것이다. 분명한 것은 당시 사건이 마무리지어지려다가 경찰이 다시 수사 시작한 것이다."

-통화내역 조회한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
"나는 당황했다. 굉장히 답답하기도 했고, 항의도 많이 했었다. 특히 경찰은 수사가 이렇게 길어진 이유에 대해 내가 발설을 안했기 때문에 오래 걸렸다고 하는데, 당초엔 '내부휴가·을지 훈련 등 내부사정으로 늦어졌다'고 얘기하더니 이제와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 발생 이후 매달 '이번 달에 끝내겠다'고 해놓고 4달 동안이나 끌어온 것이다."

-KBS는 '자신들이 먼저 사과하고 소취하를 하면 김씨도 사과하면 안되겠냐고 제의해 이뤄지면 마무리지으려는데 김씨가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나는 KBS측에 'KBS가 조건없이 소취하를 하면, 그러면 그 뒤에 내가 알아서 하면 된다, 아무리 (내게 소송을 걸었어도) 내 친정인데 어떻게 하겠느냐, 마무리는 나를 믿으라'고 했다. 그런데 기자회견까지 하지 말라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

-KBS가 기자회견도 못하게 요구했나.
"몇주 전엔가 KBS 보도국 쪽 사람의 지인을 통해 내게 그렇게 얘기했다. '기자회견도 하지 말아라'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관심을 가져온 기자들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보고를 안하느냐. 사태의 마무리를 하는 것은 KBS가 내게 믿고 맡겨야 하고, 먼저 (소송을) 시작했으면 그에 맞는 수위조절은 내가 하면 된다. KBS가 내게 어떻게 하라, 말라 한 것(은 맞지 않다)."

-KBS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느냐 여부가 핵심인데,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느냐.
"다른 출연자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 대한 출연금지 문건은 존재하는 것이다.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것인데, 그것은 내부 사원들이 실명으로 PD 인터뷰 기사도 나와있고, KBS의 새노조에서 블랙리스트냐는 내용의 성명과 노보도 내고 항의했을 때 나온 자료이다."

-김씨가 내레이션한 <다큐 3일> 관련 심의평 및 임원회의결정사항에 대해 새 노조가 처음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한 성명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지난 4월 그 내용이 나온 다음날 내가 이정봉 보도본부장을 직접 찾아가서 오해를 풀어달라고까지 말씀드렸다. 노조와 임원 간의 싸움에 김미화를 거론한 것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과 같다, 나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게 웬일이냐는 등의 말을 했다. 그랬더니 본부장은 '평상적인 심의평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임원회의에서 말한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나는 '그러면 오해를 풀어달라'고 부탁했고, 이 본부장은 '김미화씨가 억울하게 됐다, 걱정하지 말라, 별거 아니다'라고 답했다. 나는 그래서 오해가 풀어질 줄 알고 믿었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새 노조가 노보에 임원회의 결정사항을 사진까지 찍어서 냈다. 그걸 보고 나는 절망했다. 본부장의 다짐과 노조의 의혹 가운데 나는 어떤 것을 믿어야 겠느냐. 그런데 그 얘기를 7월 초에도 (연예가중계 작가에게서) 들은 것이다. 그것을 보고 '세월이 흘렀는데도 김미화 출연금지 문건을 머릿속에 갖고 있구나'라고 생각되지 않겠느냐."

-그 문건이 김미화 출연금지 문건이라는 얘기인가.
"내가 출연했던 '다큐 3일' 관련 심의평은 따로있다. 거기엔 '발음과 호흡이 부적절했다'는 내용 뿐이다. 하지만 임원회의 결정사항으로 내려온 문건에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연예인에 대한 게이트키핑이 되고 있는지 의문임'이라고 지목돼있다. 한 프로그램의 진행자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느냐. 발음과 호흡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임원회의 결정사항'으로 나를 그렇게 낙인찍은 것은 처음봤다."

-문제가 있다고 보는건가.
"문제라고 보는 정도가 아니라 분명히 문제다. 나의 출연에 대해 이런 식의 지침을 내린 의미이다. 김미화가 아니라 어떤 연예인이라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출연시켜서는 안된다는 지침서라는 것을 웬만한 PD들도 다 안다. 그 연예인이 누구냐고 했을 때 김인규 KBS 사장은 국감장에서 김미화라고 지목했다. 회사에서 사장이 그렇게 말했는데 누가 날 쓰겠느냐"

-4월 문건파동이 있은 뒤 7월 블랙리스트 의혹 제기를 했던 사이에 출연 요청은 없었나.
"한 번 도 없었다. 보도본부장 만남 이후 오해는 풀어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온 것이다."

-KBS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하루빨리 고소를 취하해야 옳다. KBS는 명색이 내가 한 분야에 평생 바쳐 일한 회사인데 내게 이럴 수 있나. 윗분들이 조금이라도 날 생각한다면 이렇게 함부로 해선 안된다. 진실은 분명히 있다. 빨리 규명됐으면 한다. 소취하를 안할 것이면 빨리 (기소)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길어지면 사람이 지친다. 또한 KBS는 누구도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 그저 KBS를 향해 내가 그냥 서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지루한 싸움이다. 자칫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지만 끝까지 가면 내가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내가 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거론해 연예인 이미지를 완벽하게 흐트러트린 직원을 탓할 일이지, 그런 말을 보고 놀란 연예인이 무슨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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