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문용식 나우콤 대표가 온라인상 트위터로 논쟁을 벌이고 있어 화제를 낳고 있다.

발단은 문용식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정 부회장을 겨눠 "슈퍼 개점해서 구멍가게 울리는 짓이나 하지말기를. 그게 대기업이 할 짓이니"라는 글을 남기면서부터다.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는 대기업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진출 문제를 '반말'로 지적한 것이다.

이날 밤 정용진 부회장은 "나우콤 문용식 대표님이 저에게 보내신 트윗입니다. 마지막 반말하신건 오타겠죠?"라고 역시 트위터에 글을 썼고, 문 대표는 이에 "오타는 아니구여. 중소기업 입장에서 순간 화가 나서 한말이지여. 피자 팔아 동네피자가게 망하게 하는 것이 대기업이 할일이냐구여? 주변상권은 다 붕괴시키면서 회사직원복지만 챙기면 되는거냐구여?"라고 응수했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문용식 나우콤 대표  
 
정용진 부회장이 다시 "이분 분노가 참 많으시네요. 반말도 의도적으로 하셨다네요. 네이버에 이분 검색해보니 그럴만도 하세요"라면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서울대 국사학과 79학번인 문용식 대표가 1980년대 학생운동에 투신하다 시국사건에 연루돼 5년 넘게 수감된 전력을 꼬집은 것이다.

문용식 대표는 이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내 관련 글을 자기 6만여 팔로워들에게 전부RT(리트윗)하고, 네이버 검색해서 과거 감옥 갔다온 이력까지 충실히 소개해준 덕분인지, 잠자고 나보니 팔로워가 200명이나 늘어있네여. 정부회장 고마워!"라고 응답했다.

누리꾼들은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이른바 '운동권 학생'과 '재벌집 3세'라는 선명한 구도에 양 당사자가 반말과 감정을 섞어가며 '까칠하게' 말다툼을 벌이는 모습이 지켜보는 입장에서 재미있다는 것.

트위터리안들 역시 수많은 관전평을 쏟아내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문용식 대표의 손을 보다 많이 들어주는 양상이다. 아이디 'yulgoon'은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참 ××× 없다. 확실히 대형마트는 소비자나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나 물건을 공급하는 업자 모두 고분고분한 노예로 만드는구나"라고 했고, 아이디 'hanapure'는 "요즘 트윗을 통해 재벌 2세의 수준을 보게 되어 무척 재미있다. 정용진. 유아적 생각으로 살고 있네"라는 글을 남겼다.

아이디 'mscoach_editor'는 "다른 건 다 접어두고 문 대표의 반말에 문제없다고 볼 수 없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동시에 "논점과 직접 관계없는 '왼쪽의 분노'나 '구속 전력' 발언은 분명 '대인'답지 않은 언사"라고 정용진 부회장에게 쓴 소리를 남겼다.

정용진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에도 트위터를 통해 누리꾼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신세계 계열 이마트에서 1만 원대 즉석 대형피자를 출시하자 동네 상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아이디 'listentothecity'가 "신세계는 소상점들 죽이는 소형 상점 공략을 포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영업자들 피 말리는 치졸한 짓입니다"라는 글을 남기자 정 부회장이 "소비자의 선택이다. 본인은 소비를 실질적으로 하나, 이념적으로 하나"라고 응수하면서 '윤리적 소비 vs 이념적 소비' 논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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