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당 대표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민주노동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민주노동당 차기 당 대표로 이정희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희 의원 당 대표 가능성은 지도부 선출 절차를 통해 결정되겠지만, 당내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정희 의원은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18대 국회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한 초선의원이다. 이정희 의원은 1969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42살이다. 이정희 의원이 민주노동당 대표가 될 경우 40대 초반의 젊은 여성 당대표가 탄생하는 셈이다.

진보정당은 그동안 노동계와 진보진영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명망가를 당 대표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정희 의원은 초선의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진보정당의 기존 관행을 깨뜨리는 선택이 될 전망이다.

   
  ▲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지난 2월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4대강 공사 감시단’ 트위터를 개설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희 의원(왼쪽)은 아이폰으로 강기갑 의원은 삼성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사용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정희 의원은 의정활동을 통해 평가를 받은 실력파 정치인으로서 당적은 민주노동당에 있지만, 민주개혁 진영 인사들에게도 진정성을 인정받은 정치인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지난해 7월29일 국회 앞에서 주요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과 만찬 간담회를 열고 "나는 요즘 이정희 의원이 제일 좋더라. 사람이 진실 되고 열심히 하고…"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는 참여정부 좌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참여정부 5년 동안 자기 성찰과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이해찬 전 총리가 첫 손가락으로 꼽은 정치인이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이라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이정희 의원은 지방선거에서도 반MB 야권 연대에 적극적으로 결합했고,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정희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돼 당에 새바람을 몰고온다면 20∼30대 젊은층의 저변확대에도 도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의원이 당 대표로 급부상한 데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백의종군'도 중요한 영향을 줬다. 강기갑 대표는 반MB 선거연대를 이끌면서 민주노동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이뤄냈지만, 지도부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백의종군 뜻을 밝혔다.

강기갑 대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당리당략만을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를 걷어내고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감동의 정치를 민주노동당이 열어갈 것이다. 이 길에 저도 함께 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도약, 국민을 설레게 하는 정치, 새로운 지도부가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의 당 대표 선거는 최고위원 선거와 맞물려 이뤄진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이들 가운데 과반수를 얻는 득표자가 당 대표로 선출된다. 후보자 등록기간은 6월13일부터 15일까지이며, 1차 투표는 7월3일에서 7월7일까지 열린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7월10일에서 14일까지 당 대표 선출을 위한 2차 투표를 연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당 대표는 2차 투표 결과를 통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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