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최초 사고 발생시간은 합동참모본부 고위간부 2명이 주도로 조작했다고 김황식 감사원장이 국회에서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원장은 11일 오후 국회 천안함침몰사건특별조사위원회 3차 회의에 출석해 최초 사고발생시각과 관련해 "해군작전사령부가 작성한 최초 사고 발생시각이 사고당일인 3월26일 밤 9시15분으로 기록돼있으나 합동참모분부가 9시45분에 보고받고 45분에 사고발생한 것으로 정리했다가, 15분으로 정정하고, 다시 간부 사이에서 논란이 돼 45분으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이게 조작이지 정정이냐'는 최문순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김 원장은 "내가 말한 조작과 정정은 같은 뜻"이라고 합참의 최초발생 시간 조작을 시인했다. 김 원장은 조작과 정정이 어떻게 같다는 말이냐는 지적에 "두 단어의 뜻이 같다는 게 아니라 최 의원 지적이 옳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조작한 당사자에 대해 김 원장은 "합참의 황중선 본부장과 전략기획본부장 둘 중 한 사람"이라면서도 "(조사과정에서) 부하직원들의 진술에 혼동이 있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초기대응이 미숙했음을 모면하기 위함이 아니었겠느냐고 추정하면서도 "최초 보고가 '좌초'로만 왔기 때문에 합참도 '그런 쪽 아니겠느냐'는 판단을 갖고 있었던 듯한데, 기본적 의구심도 있고, 경우에 따라 처음에 좌초 보고로 온 것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좌초 보고로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왜 김태영 장관이 빠졌는지에 대해 김 원장은 "직접 관여된 바는 없고, 시간조작과 사고발생 관련 아래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몰랐고, 정치적 윤리적 책임은 있겠지만 감사원으로서 징계대상으로 삼을 만한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최초 발생 시간 조작과 관련해 이정희 의원은 "감사원이 명백한 잘못이라고 판단했으면 추측을 넘어서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 어떤 속셈으로 목적으로 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김 원장이 추측하듯 사고발생 시간과 보고시간을 구분 못하는 군인은 우리나라에 필요없다.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추가조사하겠느냐"고 따져물었다.

김 원장은 "해작사 자료와 합참에 반영된 자료 등 관련된 증거가 확보돼있고, 누가 했느냐는 것도 말이 엇갈리지만 누가 주동자다 하는 것도 확정했으며 그 동기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구체적 사유만 속시원히 못들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런 판단이 있다면 고발 등 형사처벌토록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 의원 지적에 김 원장은 "징계를 취한 뒤 범죄혐의가 인정돼 처벌의 필요성 있으면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TOD 영상에 대한 감사원의 부실한 조사도 도마에 올랐다.

이정희 의원은 "TOD 동영상 관련, 21시23분 58초부터 녹화돼있다고 했는데, 녹화영상이 풀로 돼있으며 그 이전에 8초 동안 천안함이 등장한 모습이 있다는 건 몰랐느냐. 아니면 조사를 제대로 못했느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감사원 조사기간이 5월28일이라고 돼있던 것과 관련해 "합조단이 5월27일엔 최문순에, 28일 오전엔 내게 보고했고, 그딜이 이미 4월1일 3시간 풀영상을 합쳐서 보면서 이미 (8초간의 천안함 모습이 영상에 잡혀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대답했었다"며 "혹시 군이 감사원에는 사실대로 얘기안했느냐, 감사원이 추궁을 안했느냐"고 비판했다.

박시종 천안함 감사단장(감사원 행정안보감사국장)은 "VTR형과 DVR형 두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DVR형의 전체 녹화자료를 확보했다"며 "우리가 발표한 것은 VCR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것을 편집해 공개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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