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뉴스가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정보 때문에 언론사들이 속보경쟁을 하다가 오보를 내는가 하면, 긴급뉴스를 미처 방송하지 못하고 자막으로 처리했다가 반발을 사는 일도 벌어졌다.

OBS는 지난달 31일 밤 10시께 방송된 속보에서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천안함 폭발 사고로 실종된 46명의 승조원 중 시신 4구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가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항의가 쏟아지자 해당 뉴스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국방부 역시 “사실과 다르다”며 “시신이 발견됐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OBS측은 “여러단계의 취재를 거쳐 보도한 것으로 실종자 가족의 아픔을 고려해 기사를 삭제한 것”이라며 오보를 인정하지 않았다.

   
  ▲ 지난 5일 방송된 OBS ‘755뉴스’  
 
그러나 지난 3일 실종자 가운데 처음으로 고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되자 OBS는 이틀 뒤 정정보도했다. OBS는 지난 5일 저녁 ‘뉴스755’를 통해 “지난달 31일 전해드린 ‘실종자 4명 발견’ 보도에 대해 군이 사실이 아니라며 정정보도를 요청해왔다”며 “확인되지 못한 사실을 보도한 만큼 요청을 받아드린다”고 방송했다.
OBS는 “이 보도를 통해 실종자 가족과 심해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작업을 벌인 해군 구조대원, 그리고 군 당국에 유감을 뜻을 전하고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한편, 남 상사가 발견된 시각에 SBS가 정규 쇼오락 프로그램을 방송하다가 자막 속보로 처리한 것을 두고 시청자와 누리꾼의 반발을 샀다. SBS가 3일 오후 6시30분부터 방송한 <놀라운대회 스타킹>이 막 시작될 무렵 남 상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왔다.

   
  ▲ 지난 3일 저녁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MBC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끝나자 마자 오후 6시26분부터 29분까지 3분 동안 리포트를 내보냈고, KBS도 1TV <사랑의 리퀘스트>를 중간에 끊고 오후 6시30분부터 39분까지 속보를 방송했다. 그러나 SBS는 별도의 뉴스속보를 내지 않은 채 <스타킹> 방송 시작 1분20여초 만인 6시32분쯤부터 ‘SBS뉴스속보 천안함 남기훈 상사 시신 인양…독도함 이송중’등의 자막을 띄우는 데 그쳤다. 또한 방송 중간 중간에 연기자가 웃고 떠드는 모습이 나가는 화면 밑으로 천안함 남 상사 시신 인양 속보 자막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SBS의 방송태도에 대해 누리꾼들은 SBS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어이가 없다며 비난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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