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의 최초 상황이 지난달 26일 밤 9시15분에 발생했다는 보고가 이뤄졌다는 MBC 보도문건(군 상황일지)에 대해 군이 5일 문건의 존재자체를 시인했다.

원태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밤 MBC의 잇단 군 상황일지 보도에 대해 "지난 1일 기자들에게 '천안함 사고에 대한 국방부 입장' 자료를 나눠주기 전에 문건의 원본이 있었는데 이것이 (배포과정에서) 일부 언론사 몇군데에 전해진 것으로 안다"며 "(공개하지 않은 자료였지만) 내용은 우리가 감출 내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원 대변인은 "MBC가 보도한 문건의 내용인 '9시15분'의 경우 이미 군에서 기자들에게 다 얘기했던 것"이라며 "그 문건이 '괴문서'는 아니다"라고 시인했다.

원 대변인은 '함대사령부에서 해군작전사령부로 9시15분에 최초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는지에 대해 "보고는 그렇게 했지만 실제로 가장 합리적인 상황발생 시각이 9시22분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한마디로 9시15분 상황발생설은 정확한 보고내용이 아니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 지난 4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 지난 4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MBC가 입수한 '최초 상황관련 일지'에는 '보고'사항으로 지난달 26일 함대사가 해작사에 최초상황발생시간이 21시15분(밤 9시15분)인 것으로 기재돼있다.(함대사가 해작사에 보고한 시간은 밤 9시55분이었다.)

원 대변인은 9시15분의 의미에 대해 "9시15분에 승조원이 '비상'이라며 부친과 통화를 끊었다는데 실제로 그런 전화를 받았다는 아버지가 없고, 여자친구와 문자를 보내다가 9시16분에 끊어졌다는 승조원의 경우 여자친구쪽에서 문자를 끊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 대변인은 9시15분부터 22분 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첫 보도에 이어 4일엔 상황일지 원본까지 공개한 MBC의 임정환 정치1부장은 이날 오후 "우리는 근거를 갖고 보도하려 했고, 군의 보안이라는 점을 의식해 일부러 양식을 바꾼 것인데 군에서 마치 '우리 군에선 그런 양식으로 문서작성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부인하니 원본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부문서인데 부인하면 되겠느냐는 의미"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