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신문이 이른바 'MB 독도 발언'을 사실상 보도하지 않는 가운데,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여야 간에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16일 오전 전병헌 민주당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MB 독도 발언'을 다뤘다. 전병헌 의원은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 또는 기다려 달라'라는 표현이 만약에 있었다면 그것은 매우 적절치 않은 표현이고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그런 잘못된 표현"이라고 질타했다.

전병헌 의원은 "청와대가 이런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면 석연치 않고 흐지부지하는 그런 태도를 보일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당당하게 밝히라"면서 "요미우리에 이어서 아사히까지도 이 문제에 대해서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손해배상까지도 요구하고 또 제재조치를 해야 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공동기자회견. ⓒ연합뉴스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는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최진학 자유주의진보연합 대표를 인터뷰해 현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령이 자기 발언에 대해서 특히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분명하게 입장을 표현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오해가 많이 증폭되게 되어 있다"면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께서 혹시 이렇게 얘기 했다면 언론이 가만 있겠습니까"라고 최근 언론의 보도 행태도 함께 비판했다.

이재정 대표는 "청와대가 적절한 해명도 하지 않고 사실무근이라는 말로 이렇게 일축해버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헌법 규정에도 있습니다만,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밝혀야 될 것이다. 밝히고 나서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대통령은 헌법을 어긴 셈이고 정말 여기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정 대표는 "요미우리가 일본에서 한 1천만 부 이상을 발행하는 최대 규모의 일간지 아닙니까? 그리고 요미우리뿐만 아니라 당시 아사히 신문도 비슷한 보도를 했다고 그렇게 알려지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강력하게 항의를 하거나 여기에 대한 오보에 대한 정정 보도 요청을 하고 그래야 될 텐데, 일체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시민단체 및 여당쪽은 최근 불거진 논란을 "허위 선동" 등이라며 비난하거나, 일축했다.

최진학 자유주의진보연합 대표는 "요미우리가 이번에 민사소송권으로 한국 법정에 제출한 의견도 새로운 내용이 전혀 아니고 2년 전에 했던 말을 반복했던 것뿐"이라며 "그런데 뭔가 새로운 결정적 단서가 나온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포기했다고 사실이 아닌 말을 유포하는 것은 허위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최진학 대표는 "지난 광우병 사태 때도 단체들하고 거짓 방송에 국민들이 온통 놀아난 적이 있다"면서 "독도 문제를 가지고 또 다시 대한민국을 흔들어 보자는 반 대한민국 세력이 고개를 내미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히려 그는 최근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독도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감"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극우파 같은 요미우리에 이용 당해서 대한민국 정부에 공세를 펴고 있는 민주당이야말로 탄핵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쏘아붙였다.

한나라당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정옥임 의원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요미우리 보도와 관련해 "독도문제라는 것이 한일 간의 첨예한 사안이다 보니까 일본내 정부라든지 일본내 우익을 대변하는 언론 지식인들이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속된 표현으로 장난을 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렇게 국내정치 문제화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뿐만 아니라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정부 일본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가 사실무근이라고 하고 일본 정부도 확인한 이 문제를 일본 사람들이 조용히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데 과연 이렇게 푸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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