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겠다는 후쿠다 전 일본 총리의 주장에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던 국민소송단의 채수범씨가 최근 이 대통령 발언 진위논쟁에 대해 15일 "이번 소송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 진위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씨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요미우리측의 두 차례 준비서면과 관련해 "애초 국민일보가 처음부터 제목을 선정적으로 달면서 국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듯하다"면서도 "요미우리는 처음 제출한 서면(지난해 11월)에선 '보도내용이 사실이며, 정부가 직접 소송하면 몰라도 당신들(국민소송단)은 소송자격이 없다'는 내용이었으나 이번엔 낸 준비서면에선 '아사히신문도 보도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채씨는 아사히신문의 보도내용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독도의 명기에 대해 용인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요미우리신문과 거의 유사한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2008년 7월15일자 1면(왼쪽)  
 
채씨는 요미우리의 두차례 준비서면 제출이 갖는 의미에 대해 "시민들이 벌인 소송에 요미우리측이 직접 그 진위논쟁에 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씨는 이번 소송에서 요미우리 보도의 실체가 확인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 진위가 드러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보수단체가 이 대통령 발언의 진실을 알려달라는 누리꾼들의 호소에 '요미우리에 말려드는 것' '유언비어 날포' 등 비난 성명을 낸 것에 대해 채씨는 "어제(14일) 한나라당 논평을 봐도 '대통령이 그런 말 한 적도 없는데 왜 떠드냐'는 게 아니라 '국익에 도움에 안된다'는 취지"라며 "정말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소송에 대해 채씨는 "이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이 무엇이었는지 밝혀지고, 직접 이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면 한다"고 전망하면서 "무엇보다 이번 소송은 영토주권에 대해 국가가 나서지 않을 땐 시민들이 나선다는 것이며,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항상 국가를 위해 들고 일어났던 것은 민초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문을 포함해 어느 매체보다 공적책무를 지닌 방송사들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발언 대신 부산여중생 피의자 김길태씨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채씨는 "처음엔 선고날짜 쯤 되면 관심 가질 줄 알았는데, 변론기일이던 지난해 11월13일과 2월3일에도 보도를 안하더니 이번에는 누리꾼들이 모든 방송사 게시판에 '제발 보도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방송을 안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 정도면 뭔가 압력이 작용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8월13일 시민 1886명으로 구성된 국민소송단은 지난 2008년 한일 정상회담 당시 일본의 독도영유권 명기 문제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요미우리신문 왜곡 보도를 했다며 이 신문을 상대로 4억여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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