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이 20일 무죄 판결과 관련해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시대를 거스르는 현 정권과,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이 사회를 농단해 온 정권 결탁 세력에 대한 심판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서종(曙鐘)"이라며 정부·검찰·언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이날 밝힌 성명 'PD수첩 무죄 판결은 현 정권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다'에서 "조중동 보수언론은 PD수첩에게 '왜곡·조작·날조·좌파'라는 낙인을 찍어 대역죄인으로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며 "(이번 판결로)조중동의 주장이야말로 왜곡되고, 조작되고, 날조된 것이라는 것이 명명백백해졌다"고 밝혔다.

MBC 본부는 "궁지에 몰린 조중동 보수언론은 재판 내용과 무관한 판사 개인의 성향을 문제 삼아 또다시 '마녀사냥'식의 선동으로 법원을 비난하고 나서고 있다"며 "조중동 보수언론은 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초법부적인 작태를 당장 거둬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인들이 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검찰'과 '언론왜곡' 문제를 지적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MBC 본부는 현 정부를 겨냥해 "이번 PD수첩 무죄 판결은 시대를 역행하는 현 정권에게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본연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마지막 경종"이라고 지적했다. 또 본부는 검찰에 대해선 "이제라도 검찰은 PD수첩 사태를 몰고 온 배후를 밝히고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밝힌 성명서 전문이다.

PD수첩 무죄 판결은 현 정권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다

사필귀정이다. 오늘 서울중앙지법은 명예훼손, 업무방해 관련 형사 1심에서 PD수첩 제작진 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13일 서울고법이, 보수 변호사 단체가 모은 시민 200여 명이 M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온 지 일주일만이다.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현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의 공적 책임을 지키려는 당연한 결정이다.

우리는 작금의 PD수첩 사태의 책임이, 줄곧 국민 여론을 묵살해 온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횡포에 있음을 직시한다. 현 정권은 인터넷을 통해 자기 주장을 밝혔다고 국민을 잡아가두고, 엄마들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려 거리로 나섰다는 이유로 구속시켰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를 표하는 국민들을 범법자로 몰았다. 그 부당함을 알리는 언론에 대해서는,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재갈을 물렸다.

자고로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는 PD수첩 사태 뿐만 아니라 4대강, 세종시 문제 등에서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국민에게 가혹한 정치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PD수첩 무죄 판결은 시대를 역행하는 현 정권에게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본연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마지막 경종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검찰 또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검찰은 언제나 ‘살아있는 권력’에는 약하고, 힘없는 자에는 강한 검찰이었다. 현 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언론, 소수 야당과 용산 철거민과 싸우더니, 결국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정권 보위를 위해 PD수첩 제작진 체포와 MBC 압수 수색 등 무리한 정치 표적 수사를 감행했고, 수사 과정에서 제작진 이메일 공개와 같은 인권 유린을 서슴지 않았다.

최근 검찰은 정연주 전 KBS사장 해임 무효 소송, 미네르바 재판, PD수첩 손해배상 소송 등 주요 시국 사건에서 줄줄이 패소했다. 이는 검찰 스스로가 자초한 응당의 결과일 뿐이다. 이제라도 검찰은 PD수첩 사태를 몰고 온 배후를 밝히고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검찰이 정권 보위의 첨병이었다면, 조중동 보수언론은 PD수첩에게 ‘왜곡?조작?날조?좌파’라는 낙인을 찍어 대역죄인으로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 집권 초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한 현 정권을 위해 언론 본연의 자세 따윈 내팽긴 채, 일개 번역자 정모씨 주장만을 내세우며 국민을 호도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하지만 그런 조중동의 주장이야말로 왜곡되고, 조작되고, 날조된 것이라는 것이 명명백백해졌다.

궁지에 몰린 조중동 보수언론은 재판 내용과 무관한 판사 개인의 성향을 문제 삼아 또다시‘마녀사냥’식의 선동으로 법원을 비난하고 나서고 있다. 조중동 보수언론은 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초법부적인 작태를 당장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이제 대전환의 계기는 마련됐다. 이번 PD수첩 무죄 판결은 단순한 소송 판결이 아니다.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시대를 거스르는 현 정권과,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이 사회를 농단해 온 정권 결탁 세력에 대한 심판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서종(曙鐘)이다. 지금 그 역사적 심판의 길로 굳건히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부여된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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