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KBS 사장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내 어린이집 위문행사를 하러갔을 때 KBS 보도국의 뉴스용 카메라기자까지 동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KBS 직원들과 보도본부에 따르면 김인규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에 위치한 KBS 어린이집에 손병두 이사장, 손봉호 시청자위원장과 함께 위문 방문했다. 이들은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라는 이 행사에 산타 분장을 한 채 깜짝 등장하면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김 사장을 비롯한 KBS 관련 인사 외에도 KBS 보도국의 ENG카메라를 든 영상취재부 기자도 등장했다. ENG카메라는 보도국에서 뉴스로 내보낼 장면을 찍기 위해 그날 취재일정과 계획에 따라 현장에 파견된다. 이날도 취재계획에 '단신'으로 김인규 사장의 행사가 잡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 김인규 KBS 사장과 손병두 이사장, 손보호 시청자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에 소재한 KBS 어린이집에 방문해 깜짝 산타 위문 행사를 했다. ⓒKBS  
 
현장에 갔던 한 KBS 인사는 "카메라기자 1명이 현장에 왔다"며 "뉴스로 내보내려고 카메라기자가 갔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KBS는 당시 이 소식을 뉴스로 내보내지는 않았다.

KBS 기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황당해하고 있다. 한 KBS 기자는 "다 좋은데 이걸 왜 단신뉴스 일정에 올리느냐, 이걸 기사로 쓰겠다는 건지, 아니면 김인규 사장 폼 나게 해주려고 한건지 황당하다"며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이 이런 짓까지 해야 하느냐"며 "그만 좀 하자"고 말했다.

다른 KBS 기자는 "영상물을 남기고 싶으면 그냥 홈비디오를 가져와서 찍으면 될 일이지, 왜 뉴스용 카메라까지 등장하도록 하는지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