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5일 가을개편을 확정했다. 경기침체와 매출부진 속에 긴축 재정 기조가 프로그램 개편안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주말 특별 드라마 폐지와 예능프로그램의 전진 배치가 눈에 띈다. 저녁 주요 시간대 일부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기존 방송의 '재방송'을 편성한 것도 파격이다.

우선 MBC는 오는 17일부터 시행될 가을개편에서 주말 밤 방송되던 특별기획 드라마를 폐지하기로 했다. 국내외 경기침체와 광고시장 악화가 이유다. 이에 따라 현재 방송 중인 <내 여자> 후속으로 예정됐던 <종합병원2>는 수목드라마로 편성을 변경하기로 했다.

대신 MBC는 드라마가 없어진 자리에 주말 예능프로그램들을 전진 배치했다. "제작과 편성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 경영 효율을 높이고 시청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명랑히어로>가 시간대를 앞당겨 토요일 밤 10시35분부터 방송된다. 방송시간도 10분 늘인다. <무한도전>과 <일요일 일요일밤에> 등 MBC의 대표 인기 예능 프로그램도 방송시간을 5분에서 10분 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신설 프로그램 중에도 예능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아줌마 연예인들의 스타 집 습격기 <오늘밤만 재워줘>(금 밤 11시40분)와 사위감 후보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내 딸의 남자>(금 저녁 6시50분) 등이 새롭게 선보인다. 연예 프로그램 강화 편성 기조 속에서 <섹션TV연예통신>도 방송 시간대를 이동해, 금요일 밤 9시55분부터 방송된다.

시사보도프로그램을 일부 확대·신설하기도 했다. MBC는 불황시대에 경제 사안에 대한 발빠른 취재와 명확한 진단을 위해 <경제매거진 M>을 확대 개편하고, 사회 이슈의 중심에 있는 인물을 찾아가는 <시사인터뷰>(가제)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 시간대가 각각 토요일 오전 8시, 일요일 오전 7시5분으로 시청률 사각 시간대 편성돼 기획 의도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밖에 해외시사 다큐멘터리 <W>가 기존 방송시간보다 한 시간 앞당겨 금요일 밤 10시50분에 방송되고, <MBC스페셜>은 일요일 밤 10시35분으로 방송 시간대를 옮겼다. 옴브즈맨 프로그램인 <TV속의 TV>도 기존 토요일 오전 11시에서 금요일 오전 11시로 방송 시간이 변동됐다.
 
MBC는 또 이번 개편에서 평일 저녁 방송하던 <생방송! 화제집중>을 폐지하는 대신 그 시간에 <공감특별한세상>, <찾아라 맛있는 TV>, <불만제로>, <경제매거진M> 등 기존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  

이에 대해 MBC 쪽은 "경영효율성과 우수 프로그램 활용도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들었으나, 일부에선 "저녁 정규방송 시간대에 '재방송'은 안이한 편성으로, 지나치게 '단기적 이익'에 집착한 결론"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MBC는 수요일 밤 12시35분에 ‘고품격 음악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심야 음악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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