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KBS 사장의 사원인사가 보복성 표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종률 KBS 보도본부장은 18일 "일부의 과도한 주장"이라며 "국회에 출석해 인사 원칙과 기준을 당당히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포커스> <시사기획쌈> 등 미디어비평 및 고발 프로그램과 탐사보도팀의 폐지여부에 대해 김 본부장은 "없애면 안 된다는 게 보도본부의 입장이며, 논의와 검토대상은 정체성의 문제"라고 밝혔다.

김종률 본부장 "탐사보도팀 기자 전보, 개인 이념을 프로그램에 반영한 책임 물은 것"

   
  ▲ 김종률 신임 KBS 보도본부장 ⓒKBS  
 
김 본부장은 이날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지난 17일 밤  이루어진 인사 가운데 탐사보도팀 기자들의 무더기 전보조치가 징계성 인사이냐는 질문에 "징계라고 보기엔 곤란하다"면서도 "공영방송이라면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지향해야 함에도 개인 이념을 프로그램에 반영해온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인사"라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미디어포커스와 탐사보도팀을 사실상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용진 전 탐사보도팀장을 부산으로 내려보낸 것과 관련해 "원래 부산(총국)을 통해 들어온 기자인데, 팀장까지 하다가 내려왔다"며 "지난번 사원행동 활동을 하던 사원 중 (탐사보도팀) 소속 기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때 팀장으로서 복무규정 상의 임무를 방임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밤에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인사인데다 당사자에게 사전통보도 하지 않은 원칙이 없는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김 본부장은 "700명 되는 기자들의 의사를 일일이 다 물어볼 수는 없다"며 "나 역시 다른 보직에 있을 때 (전보시 내) 의사를 묻지 않았었다"고 답했다.

"김용진 팀장 부산 발령, 팀원 관리 방임 책임 물은 것…국회서 당당히 인사원칙 밝힐 것"

'사원행동 활동을 벌인 기자들 대부분은 일체의 사전 논의도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자 김 본부장은 "사원행동을 제외한 기자(인사대상자)들은 의사를 대체로 물었다. (미디어포커스 팀장 용태영 기자를 거론하며) 일부 사원행동 소속 기자도 의사를 교환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번 인사가 극소수만이 아는 상태에서 비밀리에 추진돼, 팀장조차 대부분 알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 본부장은 "팀장에겐 대부분 알려줬으나 한두 팀장에겐 안 알려줬을 것"이라며 "김용진 전 팀장에 대해서도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고지도 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사가 명백한 보복성 인사이며, 원칙과 기준도 없기 때문에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KBS 기자협회와 언론계 정치권의 요구와 비판에 대해 김 본부장은 "일부의 과도한 주장에 불과하며, KBS 업무현황보고가 예정된 19일 국회에 출석해 이번 인사와 원칙의 기준에 대해 당당하게 설명할 것"이라며 "인사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 이번 인사에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고 본부장에게 일임했음을 밝히는 이병순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미디어포커스 등 폐지 안 할 것…다만 정체성  논의 중일뿐"

최근 보도본부 내에 탐사보도팀과 <미디어포커스> <시사기획 쌈>의 폐지가 추진되느냐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그 프로그램과 부서를 없애면 안 된다는 게 보도본부의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논의하거나 검토하는 것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에 대한 정체성 문제일 뿐이다. 폐지 쪽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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