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논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초기에 과학·의학 전문기자들의 검증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는 주요 국면마다 황 교수팀으로부터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정보를 관계자의 말을 빌어 한 발 앞서 보도했다. <줄기세포 기술유출 비상>(12월 2일), <섀튼팀 파견 연구원 “미국 영주권 신청 움직임”>(12월 8일) 등은 ‘기술유출’에 대한 위기감을 부추겨 본질을 호도한 대표적 사례다. 연합뉴스 김길원 의학·바이오 전문기자도 <배아줄기세포 연구 중단없이 가야한다>(11월 22일) <황 교수팀 “후속 연구성과가 곧 검증”>(12월 5일) 등의 기사에서 황 교수팀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기사를 내놨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 사무총장은 “언론은 모든 사태에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전문기자들의 경우 드러난 사실보다는 선입견에 의존해 기사를 써왔던 측면이 있다”며 “특히 조선일보는 ‘공영방송 흠집내기’라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번 사태를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과학·의학 전문기자 본인들도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전문기자는 “의혹이 제기된 초기에 시야를 좀 더 넓게 보지 못하고 황 교수팀이 발표하는 과학적 성과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과학자의 논문에 대해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당시로서는 문제를 제기하기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향신문 이은정 기자, 국민일보 이기수 기자, 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조선일보 김철중 기자, 중앙일보 박방주 기자, 한겨레 김양중 기자, MBC 조문기 기자 등이 전문기자로서 황 교수 보도를 다루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