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부분들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을 때 의심이 자라났다. 영화를 만든 이상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고 김광석의 부검소견서를 보면 영화에서 제기하는 의혹들과 100% 일치할 것이다. 부검소견서 열람이 필요한데 서해순 씨가 열람을 막아놓았다”고 말했다. 부검소견서는 사망 당시에도 서해순 씨만 봤을 뿐, 친형 등 친가 가족들조차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서해순 씨는 김광석의 부검소견서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개하지 않았다. 딸의 부검소견서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지만, 이마저도 마지막 장만 공개해 왜 전부 공개하지 않는지 의문은 꼬리를 물었다.
김광석 씨의 죽음이 이슈가 되고 딸의 사망사건은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이상, 취재를 통해 진실의 조각들을 모아야했다. 다만 20년 전과 9년 전 일어난 사건에 대해 증거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서해순 씨의 말과 영화감독, 친가 유족들의 말이 부딪혔다. 주장과 주장 사이에서 어느 쪽이 진실인지 팽팽하게 맞섰다. 이 상황에서 죽음의 원인에 관해 비교적 명확하고 과학적인 기록인 부검감정서가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몇 주 동안 여러 가지 통로로 취재한 결과, 김광석 씨와 서연 양의 부검감정서를 입수했다.
입수한 부검감정서를 토대로 고 김광석 씨의 목에 줄을 맨 방식을 자세히 보도했고, 손목에 나 있는 선 모양의 상처들의 의미도 살펴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과정과 방법을 자세히 보도하는 건 사실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20년째 떠돌다 다시 본격적으로 제기된 타살설에 대해 짚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의혹 제기의 과정에서 서해순 씨는 살인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몰렸고, 서 씨는 그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20년 전 작성된 부검감정서가 공개됐지만, 고 김광석의 노래가 사랑받는 만큼 그에 대한 타살 의혹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부검감정서가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증거와 정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