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성공요인이 시청자의 ‘몰아보기’ 시청습관을 간파한 데 있으며, ‘몰아보기’ 시청습관에 게임적 요소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구슬·신광철 한신대학교 디지털문화콘텐츠전공 연구진은 최근 ‘게이미피케이션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몰아보기 시청행태 분석’ 논문을 통해 ‘드라마 몰아보기’가 게임에서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면 쾌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1997년 미국 DVD 배송업체로 시작해, 한국을 포함한 190개국에 진출해 2017년 4월 기준 전체 가입자수 9875만 명을 보유한 OTT(Over the top,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사업자다. 넷플릭스는 자체제작 콘텐츠에 기존 방송사가 주간 단위로 드라마를 방영하던 것과 달리 시즌 에피소드 전 편을 동시에 공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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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몰아보기’ 시청습관이 마치 게임을 할 때 느끼는 쾌감과 같은 원리라고 주장한다. 게임 이론 중 ‘몰입’이라는 개념은 미하이 직센트미하이가 제시한 것으로, 목표가 명확하고 활동 결과가 바로 나타날 때 정신을 체계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게임을 할 때 몰입이 쉬운 이유는 목표와 규칙이 명확하게 설정돼있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큰 고민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넷플릭스 플랫폼 속 상위의 열에 사용자가 시청했던 동영상의 진행단계를 표시해주는 기능을 두고 게임 메커닉의 ‘레벨’을 떠오르게 한다고 분석했다. 사용자가 시청했던 영상의 진행단계를 시각화하면서 동영상 시청을 게임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몰아보기’ 시청을 전제로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콘텐츠들은 기존 TV방송드라마처럼 방영주기나 광고의 배치에 따라 지난 내용을 반복하거나 요약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시청자의 몰입을 돕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넷플릭스 사례를 두고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포맷이 달라지면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넷플릭스는 수용자의 몰입의 측면에서 서비스 환경에 게임화 요소를 도입하면서 시간 기반 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콘텐츠 기반 방식의 서비스 제공으로 사용자의 개인화된 경험에 집중했다”면서 “국내 드라마 산업이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변화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지속적인 사용과 몰입을 끌어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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