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부산고검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되면서 과거 수사 전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문 고검장은 지존파 일당의 살인 행각을 밝혀내면서 서울지검 특수부로 발탁된 뒤 굵직한 사건을 담당한 특별수사본부팀원이나 특검 수사팀으로 여러차례 파견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문 고검장은 지난 1994년 지존파 일당이 자동차 추락사고로 위장시킨 변사체에서 살해흔적으로 찾아 재수사 지시를 내리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공로를 세우면서 남원지청에서 서울지검 특수부로 발탁됐다. 이후 그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사건에 차출돼 활약해왔다.

문 지검장은 1995년 전두환 노태우 등 12. 12 쿠데타 주역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수사본부 수사진에 파견됐다. 당시 문 검사의 파견에 언론은 광주출신으로 5. 18 당시 대학생이었던 문 고검장의 전력에 관심을 나타냈다. 5. 18 당시 문 고검장의 친구와 인척이 계엄군에 맞서 투쟁하다 숨지거나 다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절친한 광주일고 동기생 1명이 시민군에 가담해 계엄군 총에 맞아 숨졌고 다른 1명은 전남 도청 사수 항쟁에 참여했다. 손위동서는 계엄군의 곤봉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특별수사본부는 전두환 노태우를 구속시켰다.

2001년 문 고검장은 부부장으로 승진하고 그해 6월 논산지청장으로 부임했다. 이어 2003년 제주지검 형사부장검사로 발령을 받았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특별검사 파견검사로 서울로 올라왔다. 특검팀은 최도술의 불법자금 모금 및 수수의혹 등을 수사했다. 그리고 2007년 대검 중수1과장에 올랐고, 그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신정아 비호 의혹 수사에 투입됐다.

▲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민중의소리
▲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민중의소리

2007년 11월 삼성 비자금 의혹 특별수사·감찰본부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빠지면서 논란이 됐다. 문 고검장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고려대를 나온 김용철 검사(연수원 25회)의 후배였다. 2007년 삼성 비자금 의혹의 폭로자였던 김용철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은 후배인 문 고검장이 수사팀에 합류하는 것을 희망했지만 무산됐다. 대신 삼성 친화적인 언행을 보인 검사들이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면서 천주교인권위 등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인선"이라고 비판했다.

문 고검장은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을 맡아 김경준 전 BBK 대표 기획입국설을 수사했다. 문 고검장은 기획입국설을 제기했던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등을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은 “(기획입국) 발언이 정치 논평에 가깝고 당시 민주당 쪽에서 김경준씨 측을 다방면으로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발언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해 문 고검장은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를 맡았다.

2014년엔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맡아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을 구속시켰고,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사건 때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문 고검장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의원을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다. 홍준표 대표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고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아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편,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 고검장의 검찰총장 지명소식에 페이스북을 통해 인연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문 고검장을 1987년 사법연수원에서 만나 정치 사회 참여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노태우가 정기승 대법관을 대법원장으로 임명하자 법조계 반대로 2차 사법 파동이 일어났고, 이 시장은 문 고검장과 함께 연수생들의 반대 서명을 받고 성명서를 작성해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우리는 군사정권의 판검사로 임용받지 말자고 다짐하며 군법무관이나 변호사의 길로 떠났다. 그런데 이 모든 일에 '형'으로서 앞장섰던 그는 3년간의 군법무관을 마친 후 검찰을 지망해 검사가 되었다”며 “‘연수원출신’의 노동인권 변호사로 생계조차 어려웠던 나는 실망스런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변화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판사도 아닌 검사를 지망하는 것도 당시로선 일종의 용기였고, 검찰에서 할 일이 있다는 형의 각오와 결의를 믿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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