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인사 원칙 훼손에 대한 의견을 따져물었다.

14일 국회에서 김영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김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 뚜렷하게 ‘문제인사’로 규정하지 않은 만큼 자질 공방이 크게 불거지지 않아 청문회가 전반적으로 정책질의에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좌석 앞에 ‘협치 파괴’, ‘5대원칙 훼손’, ‘보은·코드인사’ 등이 쓰인 팻말을 붙이고 김 후보자를 향해 문 대통령의 인사 원칙 논란 위배에 대한 의견을 여러 차례 물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영춘 내정자가 양호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른 후보는)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만 보더라도 100점 만점에 50점도 주기 어렵다. 흠이 많고 문제가 많은 사람을 꼭 골라서 한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내정자가 부동산 문제, 세금 탈루, 위장전입, 성폭력, 음주 이력이 있는 장관과 호흡 맞춰야 할텐데 (이 장관들이)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 박근혜 정권이나 MB정권 때에 지금 여당이 야당 시절에 했던 잣대와 기준과, 정권이 바뀐 상태에서의 도덕적 기준이 너무 다르다”며 “이런 사안일 때 과거 여당이 야당이었을 때 어떻게 했을까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입장을 바꿔놓고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과거 자신들이 보여줬던 모습과 비교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과거 야당이었을 때처럼 흠집내기식 비판은 아니고 적어도 입장이 바뀌었을 때 좋은 (검증 사례가 될)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는 발언도 했다.

다만 지역구 의원직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지적에는 “지역구 의원으로서, 선출직 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 점에서 의원으로서 역할을 하더라도 조금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김영춘 후보자가 현재 국회 농해수위에 소속돼 있는 현역의원인만큼, 피감기관인 해양수산부 장관이 상임위 위원으로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상임위 직을 바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민간기업 고문 역임 이력이 건강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한 위장취업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김 후보자는 이에 “제가 고문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 의원은 또한 민간기업의 고문을 맡았던 이력을 주요 경력에 기재하지 않았고, 두 개 기업에 중복 취업했던 시기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서도 “내세울 만한 주요 직책이나 그런 게 아니었다”며 “매일 아홉시부터 출근해서 밤까지 근무하는 체제가 아니라 두 회사를 왔다갔다하며 근무했다”고 답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영춘 후보자가 석사 과정 중 썼던 논문의 일부와 지도교수였던 서진영 교수의 연구용역보고서 일부가 같다며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무려 30페이지 정도에서 비슷한 문구”가 있다며 서 교수의 보고서 31페이지에 있는 표가 김 후보자 논문 27페이지에 그대로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춘 후보자는 “논문은 직접 썼다”며 “서진영 교수의 보고서가 제출된 시점이 1990년 12월이었고 제가 석사학위를 제출한 시점도 같은 해 12월이었다. (서 교수의 연구실에서) 사회주의체제 전반 변동 개혁 등의 현상을 연구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을 함께 스터디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논문 뿐만 아니라 서 교수의 용역연구보고서의 일부도 김 후보자가 직접 작성한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양수 의원은 “연구용역보고서에는 김 후보자의 이름이 공동저자로 포함돼 발표되지 않았다”며 연구 윤리 위반 의혹을 제기했으나 김 후보자는 “당시에는 지도교수가 공동연구나 보고서에 누구누가 참여했다고 잘 안 했던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이양수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했음에도, 김 후보자가 전세를 내준 서울 집의 전세금을 지나치게 올렸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 의원은 “광진구에 소유한 아파트 전세를 처음 3억5000만원에서 2014년에 17% 인상해 계약하고, 2016년에는 34% 인상했다”며 “본인이 발언했던 것이라든가 전 정부에서 장관들 중 전월세를 많이 받은 사람들에 대해 장관직을 내놔야 했다고 한 것과, 본인이 17%, 34% 인상해 받은 것(을 비교해보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저도 지금 부산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데 (부산 월세 집도) 비슷하게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소유하고 있는 집(의 전세금)이 과도하게 올라간 것에 대해서도 불편하게 생각했다”며 “서울 집의 전세금을 올려받을 때도 시세보다는 조금 덜 받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에게도 전달했고, 저희 집에 살고 있는게 고맙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영춘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수색을 강화하고 세월호 사고의 모든 미수습자를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며, 4.16재단 설립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